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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호성 Aug 26. 2019

Phantom Image Maker 9

1-6. 믹싱 작업의 분기점

과거 믹싱과 현대적 믹싱의 차이

먼저 과거 믹싱의 상황을 이야기하면

믹싱의 개념이 시작되던 시기
주로 소리의 크기(밸런스)에 집중이 되었고
현재의 라이브 믹싱과 아주 흡사한
현장 믹싱의 형태였다.
그래서 녹음 엔지니어의 실력 (마이킹 실력)이

아주 중요한 기술이었고
아티스트 역시 마이크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높았던 시기였다.

(사실 아티스트가 이해해야 되는 장비는

마이크가 유일했으니 그럴 만도 했겠다.)

그 이전의 음악 녹음의 상황은
악기별 개별적인 레벨 조절이 불가능해
커다란 공간에서 각 악기의 위치를
단일한 마이크 위치전달되는
에너지 크기에 비례하는

(소리가 크면 멀리, 작으면 가까이) 거리를 둬서
녹음을 하던 시기에는 당연히
믹싱이라는 개념이
현장의 상황 정리였다는 의미였다.

(60년대 초기까지의 상황이다.)

멀티 레코더가 개발이 본격화되는 1950년대 후반을 

(테이프 레코더의 대명사였던 Ampex 역사를 찾아보면

4 트랙에서 8 트랙으로 넘어가는 그 시기이며
비틀가 막 결성해서 활동을 시작하는 그 시기다.)
그 시작점으로 보는 게 타당해 보인다.

그 이전까지는
방송이라는 형태가 등장하고
전부 생방송인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각종 난제들(방송 품질 향상)을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온갖 실험과 결과들이 쏟아지던 시기였다.

(화면도 문제였지만 소리에 대한 실험이 정말 많았다.)
그 시기에 얻어진 대부분의 결과들이
현재 정리되어 사용되는 대부분의 마이킹 기법들이다.

멀티 녹음 기술은 아티스트와 엔지니어에게
시간을 거스를 수 있다는 엄청난 특권을 주었다.
그리고 후보정이라는
새 예술 영역이 등장하는데
그것이 믹싱의 시작이다.

기술 영역이 예술의 영역으로 전환이 될 때
가장 필요한 부분이 무엇일까?

바로 상상력이다.

믹싱을 예술의 영역으로 보는
가장 중요한 이유를 나는 여기에서 찾는다.

그 이전에도 물론 상상력이 작용을 했겠지만
기술적 영역이 월등하게 지배하고 있던
즉, 아티스트의 표현에 예술적 동기와 표현을

모두 맡겼던 상황에서
믹싱 기술의 발전은 일정 부분의 예술영역을

추가로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은
기술 영역에 있던 사람들이라
믹싱 기술이 만들게 된 예술적 가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는 점이다.


스스로 예술 행위를 하고 있었음에도
예술적 가치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장비의 사용법 개발과 새로운 기술 개발

(상상력을 가능케하는 새 장비들)에 몰두되어 있었다.
그리고 사업의 지속성을 얻으려고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판매에만 집중이 되어 있었다.

그때부터 음악에서 예술적 가치와 

일정한 지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면

믹싱 아티스트는 

지금과 전혀 다른 위치에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 예술 영역인 믹싱은
70년 정도의 기간이
전체 역사가 되는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그 이후 셀 수 없이 많은 장비가 개발되고
아날로그의 전성기를 누린다.
사람들이 녹음실이라고 생각하는 장면이
(커다란 테이블 같이 생긴 기계에

동그란 단추들이 셀 수 없이 많이 달려있고
그 주변에 산더미처럼 쌓인

이름 모를 장비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그림)

만들어지다가
어느 순간 하나 둘 정리되는 상황이 지금이다.

나는 1990년 즈음부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컴퓨터로 음악을 만들기 시작하는
국내 MIDI 1세대이다.
그리고 컴퓨터 음악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 시작부터 경험하고 목격한 장본인이다.

내가 겪어온 그 시간들 중에
가장 획기적이라고 느끼면서도
갸우뚱한 시선을 갖게 한 사건이
모델링에 의한 장비  복각이다.

위에 이야기한 녹음실의 장면이
바뀌기 시작한다.
모든 장비들이 프로그램화되어서
컴퓨터 안으로 하나둘씩 들어가기 시작했다.
당연히 외부에 노출되던 장비들은
그래서 녹음실의 사진에서

서서히 없어지고 있다.

또 하나의 벌어지고 있는 중요한 사건은
아날로그의 반격이라고 불릴만한
(물론 아날로그 장비들은 지금도 생산되고
사용되고 있다.) 빈티지 선호 현상이다.
몇몇 브랜드 장비는 현물 장비의 가격이

희소성의 가치를 재인정 받아

엄청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과거 기술의 복각과 더불어
거기서 파생되는 신기술이 막 등장하는 타이밍이다.
(AI까지 접목되어 컴퓨터가 작곡, 편곡을 하고

믹싱, 마스터링까지 끝내는 음악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상황까지 왔다.)

이번 이야기에서 중요하게 보고 있는 시점은

두 가지이다.

기술에 의해서 만들어진
새로운 예술 영역의 개척과
기술이 발전하다가
과거의 기술을 재편하는 지금의 상황

위에도 썼지만
역사는 반복된다.

새 예술 영역을 개척했지만
세대가 반복을 겪는 시점에 와서도
그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는

좁은 시야의 문제를 강조하고 싶은 마음에서

쓰는 이야기다.

예술의 가치
인류의 삶 전체에 걸쳐 있는 영역이다.
(인류 멸망의 순간까지 이어질...)

기술의 발전과 같이
앞으로 추구해야 될 영역이
예술성의 인정이라고 생각한다.

서론이 엄청나게 길었는데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과거의 믹싱과 현대적 믹싱의 차이는
어디에서 나타날까?

첫 번째로 레이어의 형성이다.

즉, 다층 구조로 세분화된

복잡한 사운드 구조를 추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과거 믹싱의 특징은
단일하거나 많아야 2중 구조 정도로 구성된
단순 구조였다.
장비의 활용법과 기술적인 표현력, 상상력
그리고 감상하는 사람들의 인식 수용한계가

그렇게 형성되어 있었다.
즉, 표면과 내부 정도의 구분을 하고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었다.
스페이스 락이라고 불렸던 아폴로 세대의 록음악 연주자들이

우주적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 했던 공간도

사운드 분석을 해보면 단층 구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신 넓은 공간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노력한 결과다.


천체 물리학의 반대편에

양자학이 자리 잡고 있듯
음악적 표현도 반대방향으로 발전한 부분이 있다.

즉, 감각 세분화의 노력이다.
(물리학처럼 거창한 이름이 지어지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최근 믹싱 아티스트들이 많이 추구하는 것이
바로 눈앞에서 느껴지는 듯한 소리의 질감이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들으면 그 위치는

머리 한가운데서 소리가 느껴지는 위치감이 되었다.
그리고 그 위치는 절묘하게 세분되는 위치감을 표현한다.


이런 현상의 이유는 일정 거리가 익숙하게 느껴지는

당위라는 개념에서 출발하던 소리의 위치가

(현장감이라고 표현하던 연주 감상의 위치를 연상하게 하는 거리감)

내가 연주자 사이에 같이 있거나  

내가 연주하고 있는 거리감으로 변화했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요즘은 이런 느낌을 버추얼 리얼리티라고 표현하더라.)
어찌 됐든 가장 강력한 전달의 위치가

감상자의 위치에서 

소리를 듣는 청자의 위치로

전환되었음을 이야기한다.

두 번째로 색채감의 변화이다.

소리가 갖는 색채감 표현이 과거의 믹싱은

원음이라는 측면을 많이 강조했었다.
Hi-Fi 가 최고의 미덕이던 시절의 이야기다.
지금은 그 색채감 조절이
이 책에서 주된 주제로 이야기하는
감성 전달을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역시 엄청나게 세분화되고 있다.

요즘 기타 연주자들의 드라이브 개수만 봐도
확연히 보이는 현상이다.
지금은 드라이브 톤 하나를 위해서
드라이브 이펙터만 3~4개씩 쓰는 추세가 되었다.

(경남 메탈 하나로 전곡을 연주하던

90년대와는 완전히 다른 색채감을 표현하고 있다.)
그만큼 연주자들이 다양한 톤을 추구하게 되었는데

믹싱 아티스트는 이보다도 더 세분화된 색채감을 찾으려고

노력한 결과들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보정, 수정을 넘어서는 변조의 장이 열렸다.


이제는 과거의 틀리는 걸

수정하고 보완하고 고치는 수준이 아니다.
변조를 통한 새로운 자극을 만드는 수준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 느낌이 좋은지 나쁜지가 아티스트의 몫에서

믹싱 아티스트의 몫으로 넘어오고 있다.

(물론 아티스트가 그 변조를 원하고 만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구현하는 건 대부분 믹싱 아티스트의 몫이 대부분이다.)

지금이 믹싱 아티스트들에게는

역사적인 분기점을 통과하는 시점이다.

역사적 분기점은
혼란기라고도 할 수 있다.
내가 나아갈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미래에 많은 결과적인 차이를 만든다.
그리고 혼란기는 항상 기회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앞으로 만들어지게 될
수많은 사람들의 인연이 있다.

예술은 사람이 만들어 내는 영역이다.
많은 경험과 많은 인연이
더 많은 결과물로 남게 될 거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다음 이야기는
아티스트와 믹싱 아티스트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같은 목표점을 놓고
얼마나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지
그래서 어떤 결과들이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가 진행하던 리얼인디 세미나에서
조금 더 보강한 내용이다.

최선의 결과물을 얻기 위한
생각의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생각하고 이해했으면 좋겠다.




* 에피소드 1-14

(개인적인 사운드 메이킹의 분기점)


조동진 선생님 음반 영향으로

리버브 거는 방식 완전히 바꿈
 접근법 바꾸는 

혼란스러운 상황...


머릿속에서 정리되기 전까지 한동안 헤멜 듯...

그래도 까마득히 멀지만 목표점은 확인했으니...


선명함으로 표현하는 한계

감정선을 위해 음악을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지

그런 류의 도를 닦는 심정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전혀 모르지만...

수풀을 헤치는 기분도 들고
빛을 본 듯한 느낌도 들고
복잡한 마음...



* 에피소드 1-15


조동진 선생님 6 
CD로
 들으면서 하는 생각...


음질?

- 그 이전에 음악을 만들어야 된다.


소스가 그리 좋지 않아도 
어떻게 만지는가가
음악의 느낌에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목표는 음악이지 음질이 아니다.


마스킹 회피와 공간 구성

- 저음의 부피감과 인식되는 질감의 관계
악기의 분리도는 음악의 흐름에 맡긴다.
분리시킬 것과 어우러질 것에 대한 구분과 처리...


시간적 한계를 갖는 
상업적인 믹싱의 한계를
보기 좋게 뛰어넘은 것인가?

만약 내게 시간의 제약이 없어진다면
이 수준까지 가능할까?


결론은
아직 멀었다...

뛰어넘고 싶은 욕구
아니 비슷하게까지라도 가보고 싶은...
그냥 내게 영원한 이상향일까? 분석부터 다시...
그동안 해온 공부가 헛되진 않았다는
그 정도의 위안은 있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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