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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호성 Aug 20. 2019

Phantom Image Maker 4

1-1. 믹싱의 목적

1장 서문에서

'듣기 좋게'와 '그렇게 들리게'의 차이를 이야기하면서

아티스트의 의도에 대해 강조를 했었다.

음악에서 아티스트의 의도는
일단 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고

연주곡에서도 클래식의 표제 음악 이후로

제목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비친다.
그리고 그 음악가의 의도는

그림을 연상시키는 회화적인 이미지에서부터

정치의 선동적인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미를 표현하고 전달하려고 그 영역을 확장해왔다.
직접적인 표현법이 있을 수도 있고

역설이 중요한 의미일 수도 있다.

나는 작업하면서
아티스트의 의도를 알고 믹싱 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한 시작점으로 생각한다.

어린이 동심을 이야기하는 해맑은 노래에

지글거리는 드라이브 사운드나

하드코어의 강력함 또는 아주 단단한 드럼 소리들은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한다.

(90년대 헤비메틀 하던 사람이 대중음악으로 돌아서면서 엄청 단단한 소리로 달달 가사의 사랑노래를 만들어 내던 시기도 있었다.

지금 그 시기 노래를 들으면 '이걸 왜 이렇게 했지?' 싶은 의문점들이 생기는 걸 가끔 느낀다. )

반대로 이별을 이야기하는 슬프고 청승맞은 노래에

해맑은 톤의 악기 소리도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역설적인 느낌도 있을 수 있다.
(맑은 날 이별이 더 슬프다는 가사도 있다.
아주 탁월한 표현이지만 사운드 메이킹에서

그 표현이 잘 살아났는지는 글쎄...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티스트의 의도, 메시지 전달과 

믹싱에서 사운드 메이킹은
1차적으로 같은 맥락을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맥락이 불일치되는 상황은

꽤 자주 벌어진다.

'설마 그런 일이 벌어지겠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실제 작업에서 이 부분은
놓치고 간과하기 아주 쉬운 상태가 된다.

그리고 아주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노래를 만든 아티스트의 감성과

믹싱 아티스트의 감성을 일치시키기 위해
음악을 만든 아티스트와 믹싱 아티스트 사이의

충분한 대화와 설명, 그리고 작업을 시작하기 전 공감이 필요하다.

제주로 이주한 이후에
디지털 노매드 신세가 된 내 처지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소스를 데이터로만 받고
몇 줄의 메일로
이런 느낌이라고 설명을 읽고
노래 가사와 소스 연주에서
아티스트 의도를 겨우 읽어내야 하는 답답함이
보통 생각하거나 예상하는 것보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큰 부담이라는 이야기다.

음악, 노래를 만들면서 생각하는 구조적인 부분들

(인트로 - 브릿지 - 코러스 등으로 구성되는

감성의 흐름을 따르는 음악 작곡의 형태들)과
믹싱 엔지니어가 고민하게 되는
사운드의 구조는 접근 방식부터가 다르고
(사운드에서의 구조는

레이어나 팬텀 이미지의 위치 같은

공학적인 특성들이 우선한다.)
그에 따른 차이를 극복, 해결하고
현실적으로 '그렇게 들리도록' 만드는
목적성만 남게 된다는 부분이

가장 큰 숙제라는 이야기다.


의외로 믹싱 엔지니어들은

감성보다 기술이 우선 되는 경향이 많다.

그만큼 기술 영역에 대한 부담이 크고

공부하고, 연습하고, 알아야 하고,

또다시 연습해야 되는 압박이 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벌어지기 쉬운 일이라고 깨닫고

처음 목적을 다시 한번 상기하는 게 중요하다.


당신이 믹싱 작업을 하는 목적은

음악소리가 감성적으로 전달되게 하기 위해서라는 점이다.


믹싱 이야기를 하면서
(강좌, 수업을 하면서)
이런 장비는 이런 원리니까 이렇게 써야 되고
여기서 이 소리는 이런 소리로 만들어야 된다고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대학에서 수년간 가르치며 느낀 부분이지만
그렇게 이야기하고 설명하는 방법은
사실 가르치기 편한 방법일 뿐이다.


음악에서 기술은 기술일 뿐이다.

소리의 표현 의도와
의도가 그렇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전달되도록
이런 소리로 만들었다는
당위성이 자연스럽게 일치되도록 하는
그리고 그걸 구조화하고
기술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믹싱 아티스트의 일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믹싱의 목적은
음악 아티스트의 의도와 메시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해서
가장 어울리는 구조와 색채감들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깨끗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뻥뻥 터지는 소리가
믹싱의 목적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제 믹싱의 목적을 이해했다면

좋지 않은 음질의 노래들 (Lo-Fi 계열 음악들)을

한번 찾아서 들어보길 바란다.


그러면서 음질과 감성 흐름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사람이 음악을 들으면서 느끼는 감성의 흐름에서 음질은 그다지 연관이 없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면

믹싱 아티스트의 표현 방법들 중에서

새로운 기법이 보일 것이다.


Hi-Fi는 장비회사의 목표이지

아티스트나 믹싱 아티스트의 목표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들면

기분 나쁨도 예술 표현영역의 하나다.

그 기분 나쁨을 제대로 표현한 연주와

그 연주를 더 확실하게 극대화한 믹싱 작업

그리고 그걸 기분 나쁘게 정확하게 들려주는 장비의 결합

각 단계별 목적이 보이는가?


위의 내용을 조금은 딱딱하게 먼저 썼던 내용을

부연 설명하고자 첨부한다.


믹싱의 목적은 앞의 정의에서 찾아봤듯 지금  책을 읽기 시작한 당신이 믹싱 작업을 시작하려는 (작품) 역동성을 부여하는 창의적인 음향 처리과정이다. (필자는 두괄식을 좋아한다. 앞으로  책을 써나가면서 지금처럼 서두에 결론을 이야기하고 서술하는 방식이  많을  같아서 미리 밝힌다. 제목의 바로   아래만 보고 내용의 전체를 파악할 수도 있다. 공부하려는 사람에게는 가르쳐주려는 사람이 가질  있는 아주 친절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작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앞에는 녹음을 방금 끝낸 트랙들이 있거나 정리된 파일을 받아서 이제 압축을 풀고 파일 리스트를 보고 있을 수도 있다. 각 트랙의 정리된 파일을 보통 소스라고 부른다.

 

 소스들은 그럼 역동성이 없을까? 녹음 작업이 끝난 곡에 어떤 창의성을 더 추가시킬  있을까?


여기엔 작곡자, 편곡자, 연주자들이 알기 힘든 중요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당신이 만든 곡은 아직 미완성이다.’


소스로만 되어 있는 트랙을 플레이하면  그렇게 들린다.


아직 미완성이다.’

 

그럼, 어떤 의미에서 미완성일까? 작곡도 했고, 편곡도 했고, 연주도  했다.

 

음악이 현대에 들어와서 갖게  속성에서 미완성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음악은 시간적인 속성이 가장 의미가  예술 장르라는 점에서 현대에 추가된 속성은 ‘기록의 의미와 완결적인 형태의 고정 의미한다. 모든 시간의 지배를 받는 예술은 기록과 고정 통해서만 시간이라는 제약을 벗어날  있게 된다. 그리고 음악은  시간의 제약을 벗어날  완결성이라는 결과를 믹싱을 통해서만 얻을  있다.  완결성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이 바로 믹싱이기 때문에 역동성이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을 하게 되고  역동성은 소스의 상태를 보다 극대화하기 위해 창의적인 변화의 과정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역동성, 창의성, 극대화라는 단어들이 나왔다. 여기에 왜?라는 단어가 추가되면  다른 이야기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 바로 음악의 메시지라는 측면이다.


이제는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 음악의 메시지는 불과 얼마 ( 300  모짜르트 시기)까지만 해도 의미 없는 소리의 향연이었다. 클래식 곡들을 대표적인 예로   있는데 작품 번호로 곡을 구분했지  곡에 대한 의미, 메시지는 써넣지 못했었다. 베토벤의 시대인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 들어와서야 겨우 제목에 의미를 붙이기 시작한다. 음악작품이 번호로만 구분되고 있을  작곡가들은 믹싱이라는 부분을 생각 못했을까? , 내가 만든 곡의 명확한 의미 전달에 대한 욕구가 없었을까? 나는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실적인 방법이 없었을 뿐이지 그래서 지휘자의 역할이 점점 커졌다. 연주 현장에서 표현의 극대화를 위해 지휘자는 믹싱 작업의 역할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작품에 접근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현대의 믹싱 작업은  메시지 전달을 가장 높은 가치로 두어야 한다.

 

1장의 제목으로 뽑은 ‘듣기 좋게라는 개념은 

그래서 과거의 음악이 갖고 있는 

근원적, 포괄적 속성에 의존한 개념으로는 맞겠지만, 인간의 의미 전달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현대 예술은 그렇게 들리게’라는 예술가의 관점, 목적에 근거한 접근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 의미 전달이라는 목적에 부합해서 

 소리는  이렇게 만들어졌고,

여기에서  이런 소리를 내고 있는가 라는 

당위성과 의미부여들이 바로 믹싱 작업에서 필요해지게 되는 부분이 된.


작업을 시작하면서
아티스트의 의도를 읽고 표현하는 방식
'왜?'라는 질문은
그 범위가 굉장히 넓다.
그리고 소리 심상을 만들고
실제 작업을 진행하게 되는 바탕이 된다.

다음 절에서 그 질문의 종류와 대응되는 표현 방법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 에피소드 1-2


'믹싱의 목적'
 Hi-Fi에 두지  것!!!

믹싱의 목적은
 '음악 표현의 극대화'

그래야 예술이 될 수 있다.

목적에 따른 명확한 구분점~


* 에피소드 1-3


믹싱 작업은

결국 녹음된 소스를 가지고

가상의 표현 영역을

청각적 현실성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진짜 같은 가짜를

청자가 진짜로 느껴지게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

그래서 연주가 갖는 뉘앙스가 정말 중요하다.


청각적 인식이

감성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쓸데없는 짓만 골라서 한 꼴이 되어버린다.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게 결국 최종 목표!!!!!


* 에피소드 1-4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이런저런 기법들을 만들어내고
자유롭게   있을 때까지 연습하고
'이제 됐다'라고 느낄 ...


내가 이러는 걸 알 수 있는(느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다 부질없는 짓이 아닐까?'라는...

내가 음향 일을 하면서
제일 두려워하는 상황이 이런 류의 생각들이다...

나만 느끼게 되는 것들...

'이래야 돼'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질 때...

이제 이런 류의 생각에서 벗어날 때도 된 것 같은데...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것 같은...


소리로 느낄 수 있는

혼자만의 우주를 만드는 게
그리고 그 속에서 스스로 자유로와지는 게
마지막 종착 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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