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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찬가
by
푸른솔
Jun 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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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서 달걀을 꺼냈다
얼어있었다
이리저리 보니
실금이 가 있다
그 얇고 얇은 달걀 껍데기는
냉장고의 찬 기운에서
달걀을 보호하고 있었다
엄마는 당신은 껍데기이고
나는 알맹이란다
찬 기운을 맞서는 것도 마다않고
알맹이로 기뻐하셨다
어릴 적 외가댁에서 잘 놀다가도
밤만 되면 집 생각에 울먹거렸다
집으로
되돌아가는 길
신바람이 났다
엄마가 당장 보이지 않아도
엄마가 있는 집은
마음이 푸근하고 넉넉했다
이제 엄마 집과 나의 집이 있다
밤이 되어도
며칠 통화를 안 해도
몇 달 동안 보지 못해도
울먹거리지 않는 무심한 알맹이다
여전히 나의 보호막은
알맹이가 먼저다
이제 알맹이도 보호막을 받쳐주고 싶다
배운 사랑대로 오래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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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달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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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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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졸업 후 순수한 아이들과 평생을 함께 해 온 특수교사입니다. 내 마음 속 무뎌지지 않은 감성과 감사의 단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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