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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솔 Jul 05. 2024

추억은 비를 타고

버스 안에서 

후두둑 툭

토도독 톡

도르르 륵

스르르 륵


버스 창가를 타고 내리는 빗방울

그 길을 따라가다가

저 너머에 우산을 같이 쓰고 가는

우리의 뒷모습도 보고

그 사이를 흐르던 음악도 듣고

세상 짐 다 진 듯 고민했지만

세상 짐을 몰라 가벼웠던 시절임에

비로소 티 없던 그 시절에 웃음 짓다가


거울에 비친 무표정의 낯선 저 얼굴

그 시절 풍요로울 것만 같던 

그 연배이나

그 시절을 그리워하다 만난

낯설고 어색한 표정


마음은 아직도 창가 너머에 있어

창 안에 있는 나를 애써 외면하나

얼만큼의 시간이 지난 그때

버스 창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을 

아니 버스를 탈 힘조차 없을 그때에는

지금 이 모습이 그리도 아름다워 

주름 가득한 미소 짓겠지


비 내리는 버스 창을 사이에 두고 

내가 거기에 있는지

내가 여기에 있는지

내가 거기에 있을지

내가 여기에 있을지

창가에 끊임없이 부딪혀 내리는 

빗방울들의 줄기를 따라

내 마음도 내 생각도 

정처 없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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