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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슈퍼 : 브로리] 후기

추억팔이가 아닌 두근거림을 장착하다

by 조조할인

뭐든지 과하다면 독이 된다고 했던가. <드래곤볼 Z 카이>, <신 드래곤볼 극장판> 등 돌아온 추억의 명작에 대한 반가움도 잠시, 점점 과해지는 설정과 전개는 실망감만을 더했다. 특히 <드래곤볼 슈퍼>로 접어들면서 오공이는 육공이가 되었고, 초사이어인 갓 초사이어인같은 해괴망측한 작명보다 더 괴상한 머리 색칠 놀이는 헷갈림만 더했으며, 생사를 오가던 비장한 전투는 사라졌다. 이제 재미보다는 의리로 지켜 보는 것마저도 지쳐갈 무렵, 마지막 희망을 걸어도 될만한 소식이 들렸으니 바로 '브로리'의 컴백이었다. 정사로 편입된 것을 자축이라도 하듯, '브로리'는 낡아빠진 추억팔이를 날려버리고 팬들의 가슴에 두근거림을 박아넣는다.



연초부터 팬심을 요동치게 만든건 <드래곤볼 슈퍼 : 브로리>의 놀라운 흥행 성적 때문이었다. 본토인 일본에서 시리즈 사상 최고의 오프닝 성적을 거둔 건 그렇다쳐도, 무려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이변을 연출했다. 물론 1위는 개봉 당일 한정이기는 했어도, 주말 오프닝 1위였던 <글래스>의 스포트라이트를 앗아갈만큼 놀라운 성적이었다. 이어서 <드래곤볼>에 대한 인기가 여전한 남미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무려 월드와이드 1억불이 넘는 호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 중이다. 뿐만 아니라 이전 극장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압도적인 호평을 통해 시리즈의 자존심을 제대로 세웠다.



<드래곤볼 슈퍼 : 브로리>의 가장 큰 특징은 '브로리'와 '오지터'를 정사에 편입시켰다는 것이다. 구 극장판 시리즈의 터줏대감이면서 인기 악역인 '브로리'를 정사에 편입하며 설정을 새롭게 구축하면서도, 이전 구 극장판 시리즈를 적절히 오마주해 올드 팬들의 추억도 놓치지 않는다. 물론 '오지터'의 등장과 퓨전 상황의 유머도 반갑다. 하지만 무엇보다 <드래곤볼 슈퍼 : 브로리>의 진짜 강점은 바로 '액션' 그 자체에 있다. 일본 버블 경제 시절 수준으로 갈아넣은 미친 듯한 작화는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고, 스크린을 찢을 듯한 호쾌하고 스피디한 액션은 벌어진 입을 다물 틈을 주지 않는다. 브로리가 등장했던 구극장판 제목처럼 쉬지 않고 이어지는 '열전,열전, 초격전'은 기대 이상의 박력을 선사한다.



거의 40분이 넘도록 이어지는 중후반부의 격투 시퀀스는 정신차릴 틈을 주지 않고 끝없이 이어진다. 애니메이션이기에, 그리고 드래곤볼이기에 가능한 속도감과 파괴력 넘치는 뛰어난 액션 연출과 고퀄리티 작화는 '이게 바로 드래곤볼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하지만 놀랍게도 <드래곤볼 슈퍼 : 브로리>의 이런 미친 액션을 마치 초샤이아인처럼 한 번 더 강화시키는 장치가 있으니 바로 '4DX'이다. <드래곤볼 슈퍼 : 브로리>는 <미션 임파서블 : 폴 아웃>, <범블비>에 이은 3번째 '4DX 익스트림' 개봉작이다. 하지만 어쩌면 <드래곤볼 슈퍼 : 브로리>야말로 4DX 효과를 극한으로 때려넣은 '4DX 익스트림'을 처음으로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전의 4DX 익스트림 무비들이 몇몇 장면에 한정으로 효과가 나타났다면, <드래곤볼 슈퍼 : 브로리>는 후반부 40여분 동안 이어지는 전투 시퀀스 내내 효과를 쏟아 붓는다. 모션 체어, 사이드 에어, 페이스 에어, 티클러, 워터, 레인 효과가 쉬지 않고 최대 강도로 뿜어져 나오는데, 스크린을 찢을 듯한 박력 넘치는 전투를 몸소 실감하고도 남게 만들어준다. 2D와 4DX로 봤을 때 이토록 다르게 느껴지는 영화가 이제까지 있었나 싶을만큼 '4DX 익스트림'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다. <드래곤볼 슈퍼 : 브로리>는 역대급 4DX 영화임이 분명하지만, 아쉽게도 이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은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4DX>가 개봉하기 전인 2월 19일 화요일까지이니 드래곤볼 팬들과 4DX 영화 팬들이라면 '절대로'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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