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로돈] 후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다

by 조조할인

불볕 더위 때문일까, 마케팅의 성공일까, 아님 둘 다일까? 뭐가 됐든 '메가로돈'은 지난주 북미 박스오피스를 시원하게 뜯어먹었다.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4500만불의 북미 오프닝 성적에다가 월드와이드 성적도 1억5천만불 이상 벌어들이면서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물론 1억 3천만불의 제작비를 회수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망할 줄 알았던(?) 영화였기에 박스오피스에서의 의외의 선전이 더욱 놀랍다. '메가로돈'에 작품성을 논하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다. 이미 못만들었다는 전제 하에, '제이슨 스타뎀'처럼 머리를 시원하게 비우고 보는 마음 가짐과 자세가 더 중요하다. '제이슨 스타뎀'과 거대 상어, 중국 자본이 만난 이 끔찍한 혼종은, 마치 랍스터 크래커잭처럼 묘한 맛을 제공한다.



'언더 워터', '47미터' 등 박스오피스에서 쏠쏠하게 성적을 거두는 상어 영화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배경으로 식인 상어와 사투를 벌이는 뻔한 레파토리이지만, 도망칠 곳 없는 바다라는 공간이 주는 긴장감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덮치는 상어에 대한 공포감은 기본적으로 평타는 치는 소재다. '딥 블루 씨'처럼 상어를 괴수화시킨 영화들도 종종 있었다. '메가로돈'도 소재 자체는 별반 다르지 않다. 인간들이 멸종된 줄 알았던 거대 상어를 우연찮게 발견하였고, 상어는 그런 인간들을 공격한다. 하지만 '메가로돈'에는 '제이슨 스타뎀'과 '차이나 머니'가 있다. '제이슨 스타뎀'이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이 영화의 스포일러다. 상어가 이기지 않을까라는 일말의 희망도 가질 수 없다. '넌 이미 죽어있다'라는 말처럼, 제이슨 스타뎀 눈에 띄었다는 것 자체가 멸종되었다는 말과 동일하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긴장감보다는 스펙타클함을 더 자랑한다. 굳이 상어를 감추려하지 않고, 거대한 몸집을 아낌없이 스크린에 뽐낸다. 메가로돈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본능대로 인간들을 씹고 뜯고 맛본다. 그래서 전개에는 막힘이 없다. 하지만 상어 영화에 긴장감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의외로 긴 러닝타임에서 같은 전개만 반복되다보니 영화는 금방 늘어져버리고, 언제 제이슨 스타뎀이 상어를 도륙낼까만 기다리게 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관람한 포맷이 4DX with Screen X였다는 점이다. 기본은 하는 4DX는 둘째치고, Screen X의 활용도가 제법이다.(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양 옆 벽면을 이용하여 상어의 등장과 공격을 좀 더 스펙타클하게 그려낼 뿐만 아니라, 잠수함이나 글라이더의 시점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삼면의 스크린 위에 널찍하게 펼쳐진 바다는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줄만큼 시원하긴 하다. 그리고 여기에 진짜로 시원함을 더하는 4DX의 페이스 워터, 레인, 레인 스톰 효과는 상어 영화를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이런 여러 효과가 더해졌기에 망정이지, 일반 2D로 '메가로돈'을 봤다면 더 심심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차이나 머니를 쏟아부은 영화여서 중국을 위한 팬서비스 장면이 여럿 나오기는 해도, 딱히 발목을 잡는 캐릭터가 없어서 그런지 많이 거슬리지는 않는다.(아님 익숙해져 버린걸까...) 아님 영화가 영화다보니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봐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머리는 비우고, 기대치로 낮추고, 대신 팝콘은 채우고 극장으로 향한다면, '메가로돈'은 킬링 타임용 오락영화로는 나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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