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도시 골목 여행
문래역 7번 출구를 나와 2~3분 걷다 보면 좌측으로 철강골목이 보인다. 좌측으로 접어들면 작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왼쪽은 아파트 오른쪽은 철강골목이 형성되어 있다.
걷다 보면 철로 만들어진 식당 입구, 식당 간판 모습들이 여기저기 많이 보인다. '아 바로 이곳이 철강골목이 있는 지역이구나'하고 생각이 저절로 나는 거리의 풍경이다.
좁은 골목길 담벼락에 붙어 있는 <화양연화>의 포스터가 반가웠다. 이런 곳에서 양조위, 장국영, 장만옥, 주윤발도 잠시 만나다니 반가웠다.
화양연화는 1962년~1966년 홍콩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어느 허름한 아파트 원룸. 침대 하나를 창가에 두면 작은 테이블 하나 놓기에도 좁은 아주 작은 공간의 원룸으로 첸 부부가 이사를 왔다.
같은 날, 같은 시간. 좁아서 숨쉬기조차 힘든 원룸 옆집으로 차우 부부도 이사를 왔다.
첸 부인(장만옥)과 차우(양조위)는 그렇게 아무런 느낌이 없이 좁은 건물 안에서 스친다.
이사를 마친 첸 부인은 보온 통을 손에 들고 국수를 사러 아파트를 나와 경사가 심한 계단을 천천히 내려가고 있다. 계단 중간 즈음에서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먼저 식당을 다녀가던 차우가 그녀 곁을 지난다.
첸 부인이 아파트 원룸을 나와 차우와 그렇게 스치는 동안 <Yumeji's Theme> 곡이 가슴 시리도록 흘러나온다.
출장이 잦은 남편을 둔 여인의 외로움과
외박이 잦은 아내를 둔 남자의 깊은 한숨의 심리를 <Yumeji's Theme>이라는 음악은 잘 잡아냈다.
문래동 철강골목을 다니는 내내 <Yumeji's Theme> 음악을 들으며 다녔다.
빛바랜 플래카드를 본다.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정직하고 공정하며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사람인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약속을 지키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배려심과 공감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를 개선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가진 사람인가? 나에게 너에게 긍정적이고 따뜻한 에너지를 주는 사람인가?
그렇다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에너지는 뭘까? 돈일까? 힘일까? 무엇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까?
오래 참고 온유하며 언제나 성내지 아니하며 자랑도 교만도 아니하고 무례히 행치 않고 나의 이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모든 것을 감싸주고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믿고 참아내는 힘의 에너지는 오직 사랑뿐이다.
벽에 적혀있는 낙서를 보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었나?' 생각해 본다.
연탄이 따뜻해지면 추위를 녹이지만, 연탄재가 되면 길에서 지나가는 나그네의 발길에 차인다.
사람이 따뜻하면 사람이 모이지만
사람이 차가워지면 바람처럼 모두 떠나버린다.
그리고 인사동 그림 전시장에서 최영미 시인을 만났다. 최영미(1961~ ) 대한민국의 시인이며 소설가이다. 내가 좋아하는 최 작가의 시는 연인이다.
연인
나의 고독이
너의 고독과 만나
나의 슬픔이
너의 오래된 쓸쓸함과 눈이 맞아
나의 자유와
너의 자유가 손을 잡고
나의 저녁이 너의 저녁과 합해져
너의 욕망이 나의 밤을 뒤흔들고
뜨거움이 차가움을 밀어내고
나란히 누운, 우리는
같이 있으면 잠을 못 자
곁에 없으면 잠이 안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