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도시 골목 여행
서강대 역에서 공덕역까지 연결된 경의선 숲길을 지나 용산역에서 한강대교 쪽으로 철길 따라 이어진 땡땡 거리 골목 여행.
기찻길과 놀이.
영희는 철로 위를 균형 잡으며 걷고 있고, 철수는 철길에 귀를 갖다 대고 기차가 오는지 안 오는지 기차 바퀴 소리를 듣고 있다.
어릴 때 살았던, 낙동강 부근 시골 산동네.
시내 있는 초등학교까지 가려면 한 시간은 걸어가야 했다. 우리 동네 아이들은 거의 매일 지각했다.
그나마 지각하지 않고 조금 빨리 가는 유일한 방법이 있었는데 그것은 기찻길로 가는 길이었다.
동네에서 학교까지 가는 길은 꼬불꼬불하고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어서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기찻길은 오르막도 없고 내리막도 없고 똑바로 일자여서 반 시간은 빨리 갈 수 있었다.
기찻길로 학교를 갈 때면 우린 그냥 가지 않고 게임을 하면서 갔다. 철로 위를 따라 걸으면서 누가 떨어지지 않고 오래 가나 시합을 하는 게임이다.
철로 위를 균형 잡으며 걷다가 먼저 떨어지는 아이가 생기면 그날은 그 아이가 다른 아이들 가방을 다 받아 들고 학교까지 갔다.
학교 갔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기차가 오는지 안 오는지 철길에 귀를 대고 있다가 기차가 오는 소리가 나면 십 원 자리 동전을 철길 위에 얹어 놓았다가 기차가 지나가면 납작해진 동전을 가지고 동전 윗부분에 구멍을 뚫어 서로 우정의 목걸이라고 하면서 걸고 다니기도 했다.
연탄난로가 보인다. 노가리를 구울 때 사용하는 난로인가 보다. 연탄이 많이 쌓여있는 것을 보아 노가리가 잘 팔리는 집 같다.
노가리는 소주보다는 시원한 맥주 안주로 많이 찾는 안주에 속한다. 명태의 새끼로 그것을 말린 것을 노가리라고 하는데 기름기도 없고, 식감도 좋고, 가격도 좋고, 같이 앉아 나눠 먹기에도 편안한 안주다.
노가리는 마요네즈, 간장, 고추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면 맛이 더 고소하다. 단백질, 칼슘, 비타민이 풍부해서 여성에게도 인기가 많다.
"노가리 풀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속어로, 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가볍게 이야기하거나 수다를 떠는 것으로 대개 특별한 주제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가끔은 노가리에 맥주 한잔하면서 편하게 노가리 풀던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오늘이 그렇다.
용산 땡땡 거리 골목에서 만난 아주 작은 갤러리. 귀엽고 예쁜 작품을 보았다. 기분이 좋다. 아무 생각 없이 떠나는 길에 가슴 뛰는 무언가를 만나게 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때마다 나는 나에게 말한다.
"오, 바로 이거야, 나오길 잘했다."
그렇게 칭찬하면, 내 몸은 기분이 좋아서 춤을 춘다. 발길은 가벼워지고 나를 위해 노래를 부르고 나를 위해 춤을 춘다.
나는 이런 느낌이 좋아서 골목길 여행을 한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보게 될지, 무엇을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그 기대감에 부담 없이 오늘도 골목길을 걷는다.
용산 땡땡 거리 스페인 레스토랑 비니투스.
유리 창가 쪽으로 앉으면 지나가는 기차를 볼 수 있다.
가게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고 전체 분위기가 따뜻한 느낌을 준다. 한 번쯤은 친한 사람과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땡땡땡 종이 울리고, 차단기가 내려지고, 기차가 지나가고 우리는 서 있다. 모두 서서 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잠시 후, 기차는 눈앞에서 사라지고 소리는 멈추고 차단기는 올라갔다. 서있던 사람도 자동차도 다시 움직였다.
그래, 그런 거였어. 내 앞에 차단기가 내려져도 나는 잠시 기다리면 돼. 땡땡 소리가 나고 차단기가 내려져도 기차는 지나가니까. 기다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