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도시 골목 여행
3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려 서촌 골목을 걷다.
불노문.
이 문을 지나가면 늙지 않는 문이란다. 그래? 오늘 여기 잘 왔네. 한 번 지나갈 때마다 나이가 젊어지면 매일 와야겠다. 속으로 생각하면서 한참 웃었다.
한 손으로는 머리에 빨랫감을 이고 한 손으로는 아이의 손을 잡고 집으로 가는 엄마와 딸이 있다. 오늘은 이만큼의 일감을 얻었으니 저녁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군에 간 남편은 나라를 지키느라 고생하는데 이까짓 거 뭐 힘들다고 그래. 일감을 구할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한데. 조금만 더 힘내자. 저 언덕만 넘으면 우리 집이야.
얼른얼른 빨아서 갖다주고 우리 예은이 좋아하는 사탕이랑 만두 만들어 줘야지.
다른 오늘. 오늘은 어제와 같으면서도 다르다.
조금씩 다르다. 그 다름이 새로운 에너지로 새로운 설렘을 준다. 그래. 내일도 오늘과 다른 내일이 되길 바란다.
박노해 시인의 <걷는 독서>
임팩트하고 심플한 책이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만나는 사진과 글이 참 좋다.
마지막까지 하나 버릴 게 없다.
마음아 천천히 걸어라
내 영혼이 길을 잃지 않도록.
용기를 내라
용기는 도끼날 같아
용기는 쓰면 쓸수록 빛난다.
아인. 와인 바.
골목 안쪽으로 깊이 들어간 곳에 살포시 자리하고 있는 작은 와인바 아인. 아인. 아름다운 사람일까?
아니면 독일어에 하나일까?
아름다운 사람도 좋고, 최고의 와인만 판다는 아인도 좋다. 고즈넉한 초저녁. 미드 나잇 인 서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곳이다.
지금 여기 피어나는 꽃봉오리. 너, 나 우리.
그거 아니? 지금 여기 피어나는 꽃봉오리는 나 때문에 피어나는 꽃봉오리가 아니란다.
지금 여기 피어나는 꽃봉오리는 너 때문에 피어나는 꽃봉오리가 아니란다.
지금 여기 피어나는 꽃봉오리는 우리가 함께 하니까. 피어나는 거야.
골목길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