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키르케의 섬

오디세우스

by 원윤경

눈부신 여인 키르케가 나타나다.
유혹은 언제나 눈이 부시다.

선장님. 저기 보세요. 연기가 나요. 분명 누군가 사는 섬입니다. 좋아, 절반은 여기 남고 나머지는 탐험하러 가자. 조심해라. 낯선 땅이다.

이 정원 좀 봐. 사자랑 늑대가 우리를 보고도 공격을 안 해. 마치 사람처럼 우리에게 꼬리를 흔들잖아. 이상하다. 이들은 모두 키르케의 마법에 걸린 인간들이었다.

(문이 열리고, 눈부신 여인 키르케 등장.) (유혹은 언제나 눈이 부시다.) 어서 오세요, 용감한 나그네들이여. 피곤할 텐데 안으로 들어오세요. 따뜻한 음식과 포도주가 준비되어 있답니다.

부하들 서로 눈치를 보며. 저 여인은 신일까, 인간일까? 배가 고프니 일단 들어가자.

(키르케가 꿀과 약초를 섞은 포도주를 내민다.)
(유혹은 언제나 달콤하게 다가온다.) 이걸 마시면 여행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질 거예요. 감사합니다, 잔을 들이킨다. 순식간에 눈빛이 흐려지고, 몸이 돼지로 변한다.

이제 돼지우리로 들어가렴. 인간의 욕심에 어울리는 모습이잖니.

유리로코스가 혼자 살아서 달려 나와 숨을 헐떡이며 오디세우스에게 보고한다. 그 여인은 마녀입니다. 모두 돼지로 변했어요. 뭐라고? 그럼 내가 직접 가겠다. 안 됩니다. 선장님마저 잡히면 우린 끝이에요.

내 부하들을 버리고 갈 순 없어. 나는 반드시 그들을 되찾겠다.

(그때 빛이 번쩍이며 헤르메스가 나타난다.)
오디세우스, 네 용기를 알겠다. 하지만 키르케의 마법은 강력하지. 하얀 꽃이 달린 약초를 건네며, 이건 몰뤼. 이걸 먹으면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 감사합니다, 신이시여. 당신의 도움을 잊지 않겠습니다.

키르케의 궁전에서, 오디세우스 들어서자 키르케 웃으며 잔을 내민다. 어서 와요, 여행자여. 포도주 한 잔 어때요?

오디세우스는 잔을 마시고도 멀쩡하다. 좋은 술이군. 칼을 뽑는다. 이제 내 부하들을 돌려놔라. 키르케. 놀라서 뒤로 물러서며. 무… 무슨 일이죠? 내 마법이 통하지 않다니. 당신은 누구죠? 신이 보낸 자인가요?

나는 트로이의 영웅, 오디세우스다. 내 사람들을 원래대로 돌려놔라.

키르케. 무릎 꿇으며. 오디세우스… 내 잘못이에요. 그들을 곧바로 인간으로 돌려줄게요. 그리고… 당신과 화해하고 싶어요.

1년 후.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이 연회를 즐긴다.
여긴 너무 좋습니다, 선장님. 이대로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타성에 젖다.)

오디세우스. 잔을 내려놓으며. 안 돼. 우리 고향 이타카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이제 떠날 때다.

키르케. 미소 지으며. 그래요… 떠나야겠지요. 하지만 그전에, 앞으로 맞이할 시련을 알려드리죠. 죽은 자들의 나라로 가,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의 말을 들으세요. 그것이 귀향의 열쇠가 될 거예요.

당신의 도움을 잊지 않겠습니다. 오디세우스가 말하자, 키르케. 부디 평안히. 배가 떠나며 섬이 멀어지고, 해변에서 조용히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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