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숙 모노드라마 로젤

누구의 잘못인가?

by 원윤경

로젤은 바이올린 연주자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반대로 꿈이 무산되고 전문대학을 간다.


졸업 후 호텔에서 한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 그 남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녀를 사랑해 주었다. 로젤은 행복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그 남자는 모든 여자에게 다 잘해 준다고 했다.

로젤은 아니라고 했다.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유명한 바람둥이였다. 그와 헤어지고 호텔도 나왔다.

그 남자와 헤어지고 다시 한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그 남자의 아이도 가지게 된다. 그녀는 다시 행복했다. 그런데 그 남자는 아버지 같았다. 대화는 없고 일방적이고 강압적이었다. 회사 집 술 축구밖에 몰랐다.

특히 아이를 가졌다고하자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아무 때나 필요하면 침대로 불렀다.

어느 날, 회사가 끝나고 직원들과 잠시 술 한잔하고 평소보다 조금 늦게 들어오자, 그 남자는 그녀에게 돈을 히프게 쓴다며 발로 차고 때렸다. 아이는 유산됐다.

죽으려 했지만, 죽지도 못하고 집을 나와 알고 지내는 언니네 술 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며 지낸다. 그녀는 죽을 만큼 힘들어하다가 죽을 만큼 좋은 남자를 다시 만난다.

그 남자는 그녀의 가슴속에 타오르는 불꽃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그 남자는 14살이나 어린 남자였다. 잠자리에서 만큼은 그녀에게 훨훨 날게를 달아 주었다.

그런데 어디 육체의 사랑이 그리 오래가던가? 그 남자는 사업에 필요한 돈을 도와달라고 했고 몇 달만 도와주면 평생 고생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그녀는 나가던 술집을 그만두고 집에서 사내를 받고 돈을 벌어 남자에게 주었다. 있는 돈 없는 돈을 다 털어 주었다. 로젤은 그 남자와 사랑을 하고 사랑을 나누고 싶어 했다.

그런데 몇 달이면 사업이 잘 될 것 같다고 하던 그 남자는 그 돈을 가지고 사업한 것이 아니라 노름으로 다 날렸다. 로젤이 치마를 펼치고 벌어온 돈으로 노름하러 다녔다.

정신이 나가 버린 로젤. 집을 나가지만 정신 병동에 갇히고 만다. 그녀는 바이올린 연주자가 되고 싶었을 뿐이다. 누구의 잘못인가?

로젤은 사랑을 무기 삼아 여인을 농락하는 남성들의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삶을 80여 분 동안 신랄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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