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의 유래. 때는 이조 개국 250 년경, 함북 명천군. 어느 날, 태보라는 어부는 낯선 물고기를 잡게 되는데 물고기 이름을 명천군의 '명'과 자기 이름의 '태'를 따서 명태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명태라고 다 같은 명태가 아니다. 동태, 코다리, 먹태, 짝태, 금태, 노가리, 그물태, 찐태, 소태, 왕태, 노태, 누더기, 각시, 각서, 춘태, 하태. 그 이름도 다양하다.
바닷속 명태. 명태가 원하는 건 넓은 바다이다. 명태는 다들 넓은 바다로 나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것이 어디 쉬운 말인가. 그들 중 누군가는 그물에 잡혀 생태. 동태. 노가리가 되기도 한다.
명태의 또 다른 이름들을 풀어 보자면 이러하다. 생태는 얼리지 않은 신선한 명태이고 동태는 얼린 명태요 코다리는 반쯤 말린 명태를 말한다.
먹태는 겨울바람에 완전히 말린 명태이고 짝태는 먹태보다 덜 마른 명태요 금태는 먹태 중에서도 품질이 아주 좋은 먹태를 말한다. 노가리는 어린 명태로 주로 포장마차 안주용이다.
우리 삶도 명태와 같다. 같은 사람이지만, 누구 아들, 누구 아빠, 무슨 과장, 멋쟁이 누구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살고 있다.
누구나 깊은 바닷속 명태처럼 편안하게 헤엄치며 멋지게 살고 싶지만 현실이 그리 녹녹하지 않으니 어찌하랴. 오늘 이야기는 바닷속 명태 말고 땅 위에 있는 다양한 영태들 이야기다.
영태.
가난한 집 안의 칠 형제 중 다섯째 아들. 명문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교복 살 돈이 없어 졸업한 누나의 교복 치마를 재봉틀에 돌려 만들어 입고 다닌다. 낮에는 소를 치고 꼴을 베고 밭을 매고. 밤에는 촛불 아래서 공부했다.
대학 갈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입학금이 없어 대학 갈 엄두를 못 낸다. 김영태를 불쌍하게 생각한 담임선생은 입학금이 없어도 교복이 없어도 집이 없어도 먹여 주고 재워주고 교복까지 다 주는 육군사관학교를 소개했다.
김영태는 다행히 무사히 사관학교에 입학하고 30년 후 대령으로 예편한다. 그러나 아직 50대. 김영태는 아파트 경비 아저씨가 되었다.
그는 가끔 마주치는 아파트 주민과 봉지 커피도 나눠 먹는다. 아파트 주민이 멋진 말을 했다. 화려한 커피가 아니어도 정이 넘치는 따뜻한 맥심 커피가 난 좋아요.
다른 영태.
김 과장은 오늘 회사로부터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다. 김 과장에서 과장이 날아가고 집 안을 책임져야 하는 김 가장으로 바뀌는 날이다.
또 다른 영태.
수산시장 김 사장. 최근에 딸을 출가시켜 놓고 좋아한다. 돈이 없어 스몰 웨딩을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김 사장에게는 물건을 많이 팔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온라인 온 자도 모르는 그녀는 주문을 받지 못한다. 혹시나 옆에서 누가 광고를 올려줘도 주문이 왔는지 안 왔는지 볼 줄 모르니 의미가 없다. 은행도 통장을 가지고 가서 찾아야 하고 손보다 발이 빠른 사람이다.
이렇게 여기저기서 각자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집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열심히 수고하는 많은 영태들이 있다.
동태, 코다리, 먹태, 짝태, 금태, 노가리, 그물태, 찐태, 소태, 왕태, 노태, 누더기, 각시, 각서, 춘태, 하태. 그 이름이 다양하지만 그들은 모두 명태이듯.
수많은 영태들이 있지만, 그들은 모두 다 인간이다. 그들은 모두 아름다운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