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단절이 아니라,
거리 조절과 공존의 방식으로 정리했다.
살다 보면 힘든 일도 있다. 문제는 그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하는가이다. 그 하나의 답을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에서 보기로 한다.
보스턴 작은 마을에서 집 안의 고장 난 기구들을 고치는 수리공 일을 하고 있는 리. 마을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람이 되어 있지만, 인간관계에서는 말이 늘 거칠고 사회생활은 서툴고 건조했다.
어느 날, 형이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연락을 받고 맨체스터 바닷가 마을로 찾아가는데, 형 조는 자신의 16세 아들 패트릭의 후견인으로 리를 지정해 놓았다. 갑자기 리에게 돌봐야 하는 조카가 생겼다. 형 앞으로는 배와 집이 남아 있었다.
보스턴이 편하고 혼자가 편한 리는 방법을 찾는다. 조카 패트릭은 삼촌 리가 맨체스터에 남아 주기를 바라고, 리는 조카를 데리고 보스턴으로 가고 싶어 한다.
잠시 과거를 회상하는 리.
경찰서에서 조서를 받고 있다. 친구들을 불러서 파티를 했어요. 우리 침실은 아래쪽에 있었고 애들은 위층에서 자고 있었는데 랜디가 2시쯤 다 내보 냈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벽난로에 불을 피우고 TV 앞에 앉았는데 맥주가 없었어요. 너무 취해서 운전은 안 하고 20분 거리를 걸어갔어요. 중간쯤 가는데 벽난로 안전망을 쳤는지 기억이 안 나서 뒤돌아섰어요.
도중에 난로의 불씨로 인해 집 전체에 화재가 번졌고, 집에 있던 세 아이가 모두 불에 타 숨졌다. 아내 랜디는 살아남지만 큰 상처를 입고, 이후 두 사람의 관계도 완전히 무너졌다.
여기까지 듣고 있던 경찰은 이제 집에 가도 좋다고 하고 리를 보내 주는데 리는 자신을 처벌하지 않고 보내 주자, 경찰이 차고 있던 총을 빼앗아 자신의 머리를 향해 쏘았다.
다행히 총알이 발사되지 않았고 주변에 있는 경찰들에 의해 그의 행동은 제지당했다. 리는 자신이 법적으로는 처벌받지 않았지만,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해 영화 내내 죄책감과 우울 속에서 살아간다.
형의 사망 후, 문제가 하나씩 발생한다. 계절이 추운 겨울이라 땅을 팔 수 없어서 형을 봄까지 냉동고 안에 안치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패트릭은 아버지를 봄까지 냉동시켜 놓아야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져 내렸다. 집에서 냉장고 문을 여는데 냉동고에서 쏟아져 내리는 냉동식품을 보고 아버지가 생각나서 숨을 잘 못 쉬는 패트릭.
아빠가 냉동고에 있는 거 싫어. 나도 싫어. 그런데 전에도 말했지만, 방법이 없어. 패트릭은 아버지를 잃었고 리는 자식을 잃은 상황.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의 아픔으로 힘들어했다.
두 사람 사이에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다. 리는 배를 관리할 사람이 없으니 팔자고 하고 패트릭은 내년이면 면허증이 나오니까 안 된다고 맞선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고 장례를 무사히 마치고 리는 보스턴에 있는 한 건물 관리인으로 취직을 하고 떠나려고 한다.
조지가 널 데려갈 거야. 조지가 널 입양할 거야. 그동안 이 집은 세놓고 네가 18살 되면 다시 와서 살면 돼.
삼촌은 왜 날 안 데리고 가는데?
못 버티겠어. 못 버티겠어. 미안해.
난 여기서 버틸 수가 없어.
이 도시, 이 바다, 그 집, 그 사람들…
모든 것이 죽은 아이들을 상기시키고 그를 짓눌렀다.
장고 끝에 리는 보스턴 근교로 돌아가지만, 주말마다 패트릭을 보러 오기로 약속한다. 리는 후견인 역할을 포기하지 않고, 패트릭은 맨체스터에 그대로 남아 기존의 친구들과 헤어지지 않고 생활하기로 마무리했다.
두 사람은 단절이 아니라,
거리 조절과 공존의 방식으로 정리했다.
살다 보면 힘든 일도 일어나는데, 그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는 가슴 시린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