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좋아하는 일을 찾는 법

점심 메뉴 하나 결정하기도 어려운 당신에게

by 오래피스 orapeace

"돈, 사람, 건강, 결혼, 일. 이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대로 말해봐."


20대 시절,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 질문을 던지고 다녔다. 당시 내 대답은 명확했다.


일 > 건강 > 사람 > 돈 > 결혼


돈보다 일.

사람보다 일.

결혼보다 일.


지금 생각하면 꽤 극단적인 순서였지만, 그만큼 나는 '일'이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축이라고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



빛나 보이는 사람들의 비밀


"일이 너무 재밌어."

이 한마디를 자연스럽게 내뱉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유독 빛나 보였다. 대기업에 다니고 있던 나였지만, 이상하게도 나만 일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혼자 조급해졌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해!'


24살, 그때부터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한 고민이 시작됐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싫어하는 것들만 쌓여갔다. 나와 맞지 않는 일들만 늘어갔고, 당연히 일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돼버렸다. 좋아하지도 않는 일이 돈벌이가 되자, 새로운 자극을 찾아 취미로 골프와 테니스를 시작했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과 음식으로 눈길이 갔다.


'20대 때 많은 것을 경험해봐야 한다'는 말을 믿고 이곳저곳 옮겨다녔다. 하지만 딱히 '이거다' 싶은 것은 찾지 못했다.


돌고 돌아 다시 커리어에 대해 고민했을 때, 나는 이미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다.



점심 메뉴도 못 정하는 우리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뭐예요?"

이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을 잇지 못한다. 어떤 사람은 "글쎄요..."라고 말끝을 흐리고, 어떤 사람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한다. 30대가 되어도, 40대가 되어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점심 메뉴 하나 정하는 것도 이토록 어려워하는데, "진짜 하고 싶은 일"에 대답할 수 있을 리 없다.


"뭐 먹을래?"

"아무거나."

"그럼 김치찌개?"

"어제 먹었는데."

"그럼 파스타?"

"파스타는 좀..."

"그럼 뭐?"


이 대화가 익숙하다면, 당신도 '좋아하는 일 찾기'에서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머릿속으론 수십 가지를 떠올리지만, 정작 하나도 선택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완벽한 정답'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점심 메뉴는 일주일에 한 번씩 바뀌어도 괜찮은데, 좋아하는 일은 왜 한 번에 찾아야 한다고 생각할까?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은 더 어렵고 복잡하게만 만들어질 뿐이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게 없을까?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질문.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게 없을까? 내가 열정을 가지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그때 문득 떠올랐다. 20대 때부터 주말마다 다녔던 도서관. 그곳이 당시 내게 안식처였다는 사실. 지금까지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다녀오는 그곳에 대해 나는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도서관... 내가 책을 좋아하는구나. 책을 좋아하니 글을 좋아하는 것이구나. 글을 좋아할 것이니 글을 써봐야겠구나.


밑도 끝도 없이 시작한 글쓰기. 실력은 엉망진창이었다. 하지만 그랬기에 오히려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 스스로와 대화하는 법을 차츰 알기 시작했고, 글쓰기에 탄력이 붙으면서 점점 글에 힘이 생겼다. 그러자 글 쓰는 게 재미있어졌고, 감히 예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작가'라는 꿈이 생겨버렸다.



좋아하는 일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원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좋아하는 음식이나 옷을 고를 때처럼 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좋은 기분 같은 것이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답은 이미 당신의 일상 속에 있다.


당신의 즐거운 일은 무엇인가?
당신의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 있는가?
당신의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가는 곳이 있는가?


거기서 답을 찾아라.

점심 메뉴처럼 거창하게 고민하지 말고, 지금 당장 내 마음이 시키는 것부터 해보라. 완벽한 답을 찾으려 하지 마라. 답은 찾아질 것이다.


30대가 넘어가면 좋아하는 일은 '찾는 게' 아니다.

나의 일상속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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