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zoo is noT enOUGH #11 세렝게티 사파리
<아프리카 사파리 규칙>
항상 차 안에만 머물 것
차량 밖으로 몸을 내밀지 말 것
정해진 길을 벗어나지 말 것
* 위반 시 벌금
끝없는 평원이라는 뜻의 스와힐리어 세렝게티는 킬만자로산의 서쪽에 있는 세계 최대의 평원입니다. 전문 가이드를 대동한 여행이라 더 편하고 더 요령껏 다양한 종류의 동물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먼 길을 한달음에 와 준 최앤장 부부, 짧은 기간에도 정이 든 안 그리고 민과의 아쉬운 작별을 뒤로하고 세렝게티에서는 비교적 조용하고 차분하게 탐험을 이어나갔습니다. 두 번의 사파리는 인상 깊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잊지 못할 감동을 주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여러 날을 보낸 덕분일까요, 말라버린 줄 알았던 감각이 섬세한 촉수처럼 반응했습니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던 자극이었습니다. 똑같은 초원, 한결같은 지평선, 거대한 구름은 반복하는 지루함이 아니라 이 세상 속 내가 얼마나 작은지를 매번 깨닫게 하는 촉매제였습니다. 자연으로 회귀하는 기분이었지요. 아수라장이었던 삶에서 구원받은 안도감과 마음속 고요함에 오롯하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사이사이를 알뜰하게 메꿔준 동물은, 살아난 감각이 주는 기쁨에 덤으로 주어진 행복이었습니다. 빅 파이브가 탐험의 중요한 비중이 더는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은 집에서 다큐멘터리로 보는 게 답이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미흡한 글로는 도저히 그때의 감동을 감히 전달하기 어려워 여러 장의 사진에 의지해 보려 합니다. 조금 더 생생히 나누고픈 욕심이라 이해를 구합니다.
밤낮을 가정과 직장에서 고생하시는 분께, 퇴사 후 다음을 고민하는 퇴사자께, 꿈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하루를 보내는 여러분께 잠시라도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보시게 될 사진은 에토샤와 세렝게티의 두 공간이 하나의 시간으로 묶인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야생 탐험대는 여기서 끝.
적도가 관통하는 검은 대륙에서의 모험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