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내딸기 2512일
트윈 타워는 1993년 우리나라의 삼성물산과 일본의 하자마 건설의 주도하에 각국의 여러 건설사가 합작 형태로 수주받아 건설됐다. 당시 말레이시아 국가 경제발전 전략의 상징이 될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이 건물의 동쪽을 맡은 우리나라와 서쪽을 맡은 일본은 서로 먼저 완공하기 위해 경쟁하게 된다. 한일 자존심 싸움이 재연된 것이다. 초고층 빌딩 건설의 경험이 전혀 없는 삼성물산과 극동건설에 비해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하자마 건설회사는 이미 한 달 앞서 착공했기에 명백하게 불리한 시작이었다. 전 직장의 클라이언트였던 삼성물산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다음과 같다.
"한국의 건축 실력을 얕봤던 일본은 시공 중에 우리 동쪽 타워가 기울어졌다며 문제를 제기했어요.
몇 번이나 검증했지만 우리는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기울어진 쪽은 일본의 서쪽 타워라는 걸 알게 됐죠. 자만했던 일본은 사실을 확인하고 깜짝 놀라 보강작업을 서둘렀지만, 우리보다 10일이나 완공이 늦어지게 된 거죠. 시작은 늦었지만, 명실공히 세계 초고층 빌딩은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짓게 된 겁니다."
동남아 최고 높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이 될 Merdeka 118 또한 우리나라에서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