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일곱째 날에

(노후에는 혼자가 가장 행복하다)

by 파랑새 앵선



어제 다녀간 친구가 주고 간 책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


새벽부터 비가 오는 오늘!

읽기 좋은 책 선물이다.


지은이 - 우에노 지즈코(일본을 대표하는 여성학자)


죽음에 대해 생각할 나이가 되고 보니,

두렵기도 하지만, 어떻게 살아가다 죽음을 맞이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환갑을 넘어서 부터였다.


몇 년 전 남편이 하는 말 "친구가 부인과 따로 침대를 쓰는데 너무 편하고 좋다" 라면서

방을 따로 쓰자 한다.

그렇지 않아도 술냄새에, 코 고는 소리에(물론 나도 코를 골겠지만), 따로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섭섭해할까 봐 차마 하지 못했는데, 내심 반가운 소리였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어느 날,

친구가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며, 나이 들수록 밤새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같은 침대를 쓰잔다.

난 단 한마디로 거절했다.

"어느 날 자다가 홀연히 죽음을 맞이 하는 것보다 행복한 죽음이 어디 있어!

그런 죽음이라면 감사해야지!"

나의 즉각적인 반응에 놀랐는지 대꾸를 못한 채, 여태껏 잘 먹고, 잘잔다.

왜 남자들은 친구 말이 먼저인지? 아내를 존중해 주면 안 되는 것인지?

아내는 존중해 주지 않으면서, 본인은 왜 존중받기 원하는지?

우리 시대를 살아온 남자들의 가부장적인 특성인가?

아직도 남편은 친구 말이 법이다. 그러면 그 법대로 살아가시던지.....


책을 읽어 내려갈수록 죽음에 대한 나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매우 긍정적으로 읽어 내려간다.


설문조사를 통한 통계이다.

부부만 남게 되면 서로 다른 문화가 충돌하여

당연히 생활 만족도가 떨어져서 '상호 불가침 조약'을 맺고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게 공존의 비결이란다.

'스스로 선택한 싱글 생활에는 외로움도 불안도 없다'

60세 이상의 500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혼자 사는 사람이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보다 생활 만족도가 높다.

죽어가는 노인을 병원에 보내는 게 상식이라 생각했는데 병원은 죽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곳이다.

특히 119를 불렀을 때는 연명치료가 필수적으로 따른다, 그러기에 고령자를 위해 119를 부르는 것은 심사숙고해야 할 일이다....... 등등


난 평소의 생각이, 연명 가능성이 없다면 안락사를 원하고,

병원이나 요양원에 있기보단, 정부에서 보내주는 의료혜택을 집에서 받지만, 생명을 연장하려 하지 말고, 주어진 만큼만 살고 싶은 생각이다. 연명치료는 절대 원하지 않고, 내 숨을 내가 쉴 수 있는 동안만 살아있기를...

아직 멀었다고 생각 하기보다, 불현듯 찾아올 수 있는 죽음에 대해 스스로의 생각들을 정리해야 할 만큼의 황혼의 언덕에 서 있음을 깨닫는다.


유서 쓰는 법을 검색해 보니, 공증을 해야 효력이 있다고 한다.

여행이 끝나면 천천히 유서를 작성해야겠다.

장기기증은 이미 서약했고, 재산은 없으니, 연명치료 거부와 세 자녀들에게 사랑의 마지막 편지라도 쓰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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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산 골짜기에 안개가 피어오르고, 잠시 비 그친 하늘을 새들이 날아오른다.

평화의 날갯짓을 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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