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추모하며.....
며칠 후면 엄마의 추도일이.....
떠나신 지 20년이 다 되어가네요
주름진 얼굴 사이로 소녀 같은 순진한 웃음을 웃으시던 엄마!
앉았다 일어나려면 무릎 아파 벌떡 못 일어나시고 빙글빙글 벽을 돌아 벽을 잡고 겨우 일어나시던 엄마!
평생 아버지의 보호를 받기보다는 천진난만해서 세상 물정 모르고, 정직하고 고지식 하기만 한 공무원 아버지를 타박하며 어려운 살림에도 자식들을 훌륭히 키워내신 엄마!
그 어떤 글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엄마 이셨기에 오늘 더욱 가슴 미어지도록 보고 싶습니다.
엄마!
아지랑이 피던 앞 언덕에 봄기운이 돌면 집 옆에 작은 땅을 삽으로 파내어가며 씨앗을 뿌리시던 주름진 그 손, 쨍쨍 내리쬐는 여름이면 무릎 아파 앉지도 구부리지도 못하고 엎드려 밭을 매던 그 모습, 가을이면 남의 밭에 캐고 남은 고구마 덩굴을 구루마 한가득 싣고는 쩔쩔매며 끌고 와 돼지들에게 던져주던 엄마!(나중에 그 돼지들이 새끼를 많이 낳아, 오빠의 서울대 입학금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눈 오는 겨울이면 창호지 문 밑에 조그맣게 얼어붙은 유리창으로 장독대에 쌓인 눈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 쓸쓸한 모습이.....
무릎 연골이 닳도록 모든 것을 몸으로 부딪히며 억척스럽게 살아내신 엄마!
언제나 지혜로우시고, 삶의 철학이 뚜렷하셔서, 결코 남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식들을 키워내신 엄마!
엄마!
엄마!
불러도 들을 수 없는 대답이지만 이렇게 불러 봅니다.
이제
내 손에 주름을 바라보며, 내 머리에 앉은 흰나비를 바라보며, 결혼하여 떠나버린 자식들이 손주 손잡고 오는 모습들을 보며, 나의 마음의 청춘도, 살아가는 힘도 소진해 감을 느끼면서, 더욱 엄마의 대한 그리움이 이렇게 사무칩니다.
이제야....
그때 잘할걸, 그때 엄마 친구 해줄걸, 그때 엄마와 같이 여행이라도 많이 할걸...
이렇게 줄걸, 할걸....... 하며 후회해봤자 엄마는 돌아오지 못하시는데.....
엄마!
다음 세상에서도 꼭! 꼭! 울 엄마 해줘요!
그땐 지금보다 훨씬 더, 아주 마니, 내 힘 다해, 잘해 드릴게요.
엄마!!!
많이 많이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