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기행이라는 circle의 회원들과 한 달에 한번 철학이 있는 건축물과 미술관을 관람해 온 지 2년의 해가 되었다. 모 대학 교수와 내가 공동회장을 맡고 있으며, 건축물들을 탐방하고 때로는 회원들이 host 가 되어 건축가에 대한 설명과 건축물에 대한 견학을 마련한다.
1월에는 새문안교회(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에서 개최된 -Architeture Master Prise 문화 건축분야 수상-최동규 건축가)를 다녀왔고, 2월에는 명품거리로 유명한 첨담동 건축물들과 미술관들을 탐방하였다.
함께 걷는 이들의 어깨너머로 햇살이 따사롭게 넘나들고, 불어오는 바람은 마음까지 설레게 만드는 봄날!
건축가들의 철학을 알아가고, 화가들의 작품 속으로 빠져들며, 감상하고 토론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다독이는 시간을 통하여 내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리라 기대한다.
청담동의 명품관들은 그들의 이름만큼이나 건축물에 철학을 담아내며, 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디자인의 차별화가 돋보인다.
세계적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루이뷔통 건축물은 한국의 흰 도포자락이 너울거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건축물을 통하여 한국 고유의 멋을 표현하였고, 카르티에는 프랑스 건축가, 브루노 모 이나르와 클레르 베타유 두 건축가의 설계로 한옥 문살과 창호, 한지에서 영감을 받은 건축물로 한국의 전통을 존중하며, 샴페인 골드칼라가 주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까르티에를 잘 표현하고 있었다.
버버리, 생 로랑, 샤넬등 세계 명품샵들이 각각의 개성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는 청담동 거리는
문만 열고 들어서면 매너 좋은 직원들의 설명으로 금방이라도 지갑이 열릴 듯하겠지만, 거리에 풍경은 무언가 아쉬움이 있었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한국의 제품 하나쯤, 어느 한 자리에 우뚝 서서, 한복 저고리 고름에 치맛자락 휘날리는 건축물에 K팝이라도, 아니 우리 전통 가락이라도 울린다면, 청담동 거리가 더 꽉 찬 느낌이 들 텐데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며....
루이뷔통 미술관에 들어서니 알렉스 카츠(Alex Kats)의 반향(Reflection)을 전시한다.(소장품)
그의 작품은 수면에 비친 초목과 반사된 햇빛들이 가득 펼쳐지는 숲 속으로 들어가 같이 햇빛을 받고 싶은 느낌을 강하게 주는 작품,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빛의 흐름에 따라 물 위를 비추거나, 검은 그림자를 나타내거나 하며, 깊이를 알 수 없는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하는 작품 등 그가 1926년생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대작과 힘 있는 터치가 감동을 주었다.
송은 갤러리
(주)삼탄, 故 유성연 회장님의 사재를 출연하여 1989년 설립하였으며 설립자의 호 '松隱'즉 숨어있는 소나무와 같이 미술계의 젊은 인재들의 전시와 연구활동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스위스 듀오 헤르조그&드 뫼롱(스위스 바젤에 설립된 국제적인 건축 사무소)의 한국 첫 작품으로, 한국작가들과 더불어 국제 동시대 미술을 조명하는 문화의 중심지가 되고자 하는 그들의 바램처럼 상업적으로 가치를 말할 수 없는 그 거리에서 송은갤러리는 작가들의 무한한 꿈을 담아내고 있었다.
22회 송은미술대상전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사운드 등 여러 매체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들이 관람자와 소통하고 있다.
'현실의 장소'와 '마음의 장소'가 서로 엮이는 작품, '경계의 해체'와'미래적 시간의 전환'이 일어나는 상황무대, 인공지능 모델로 생성된 가상의 인물과 '이미지'와'언어'에 관한 문답 등, 때로는 공감 하지민 때로는 낯설어하면서 작품을 이해 하려고 애써본다.
건축가 피에르 드 뫼롱이, 송은의 공간이 관람객에게 새로운 우주로 태어나기를 바랐다는 바램처럼, 나는 작품을 통하여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우주가 나를 향해 달려옴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