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쓰고 싶은 마음도 없어 그냥 쓰고 싶을 뿐.
너무 피곤했던 하루.
몸도 마음도 지쳤다.
무엇 하나 쓸 수 없을 것 같은데도
일단 써 본다.
그냥 펜 가는 대로…
이렇게 피곤한데 글을 써야 한다니.
뭐든 꾸준히 한다는 건 고달픈 거구나.
막상 쓰려니 아무 생각 안 난다.
뭐라고 쓰지.
흠…
마음의 생각들을
모두 담아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말할 곳 없고
들어줄 이 없으니
여기에라도 다 담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재밌는 글
탁월한 글
신선한 글
참신한 글
멋있는 글
모두 나에겐 해당사항이 없다.
나도 그런 글을 쓸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나도 한때는 글쓰기가 좋았다.
잘한다 생각 한때도 있었다.
상을 받아서?
칭찬 들어서?
어린 시절, 글짓기 상장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상장을 보고 기뻐할 엄마 모습에
신이 나 언덕길을 내려갔는데.
밤 깊어가는지 모르고
손가락에 굳은살 생기는지 모르고
맞춤법 틀린 지 모르고
원고지 한가득
마구 써 내려갔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다.
그때처럼 생각은 질주하는데
방지턱이 너무 많다.
덜컹덜컹.
그때마다 속도를 줄여 천천히 가야 한다.
안 그러면 다칠 테니까.
그래도 쓰는 이유는
평생 할 수 있는 일이니까.
평생 하고 싶은 일이니까.
직업이야 내려놓을 수 있지.
다른 일을 해도 되지.
그런데 글쓰기는…
흰머리 할머니가 되어서도 하고 싶다.
병상에 누워 마지막 글을 쓰다 죽고 싶다.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이라 해도
아무도 공감하지 않는 글이라 해도
아무도 재밌어하지 않는 글이라 해도
잘 쓰고 싶은 마음도 없어.
그냥 쓰고 싶을 뿐.
무에서 유를 만들어 가는 재미.
흘러가는 것을 붙잡는 용기.
미약하게나마 발자국을 남기는 희망.
나에게 글 쓰기란 이런 것이다.
우울했던 요즘
다시 펜을 들었다.
다시 써 내려가자.
종이에 고백해 보자.
내 마음과 고통 모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