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아이는

이렇게 사랑스러운 존재가 내 아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by 블루블라썸

생후 10개월이 된 우리 아이는 호기심 많아져 이것저것 탐색하느라 바쁘다. 어릴 때부터 가지고 놀던 장난감은 질렸는지 서랍장, 팬트리를 뒤진다. 많은 물건 중 비닐이나 소리 나는 것들을 좋아한다. 그 외의 것은 거들떠도 안 보거나 밀어내는 정도에 그친다.


냉장고에 붙은 자석 때는 것도 좋아한다. 일부러 자석 붙은 전단지를 모아다 아이 눈높이에 잔뜩 붙여 놓는다. 아이는 일어서서 하나 떼내어 다시 앉아 요리조리 살펴본다. 마음에 드는 전단지는 이미 너덜너덜 해졌다.


내가 종이컵을 쌓아 놓으면 열심히 무너뜨린다. 아이가 안 볼 때 열심히 쌓아 놓지만 언제 봤는지 저 멀리에서부터 달려와 툭하고 건들면 와르르 무너진다.


"아빠, 엄마"의 발음이 꽤 명료해졌다. "쉬쉬"하는 소리를 낸다.


까꿍 놀이는 여전히 좋아한다. 특히 가림막의 양 옆보다 위, 아래에서 해주는 걸 좋아한다.


내가 서 있으면 자기도 안아 일으켜 달라고 매달린다. 졸려도 나에게 와서 매달린다. 낮잠 잘 때 내가 옆에서 같이 자면 평소보다 더 오래 잔다.


언제 혼자 앉지 했는데 이제는 누워 있다가 벌떡 앉기도 한다. 까치발 서서 위에 있는 것을 잡으려 한다. 박수도 치고 만세도 하고 잼잼도 한다. 손 흔들며 안녕하기는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만 해준다. 아직 손가락 포인팅은 못 한다. 머리카락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외출하면 두리번두리번 둘러보며 유모차 오래 타는 건 싫어한다. 아기띠 해주면 발을 흔들거리며 더 좋아한다.


평일에는 거의 매일 외조부모댁 가서 저녁을 먹는다. 거실, 주방, 할아버지방, 이모방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탐색하느라 정신없다. 어항 뚜껑은 꼭 열어 놓아야 한다. 닫으면 다시 와서 열어 놓는다. 아직 물고기에는 관심 없다. 할아버지방에 있는 길쭉한 튜브 형 약은 우르르 쏟아야 제 맛이다.


이유식은 남김없이 잘 먹는다. 아랫니 두 개로 씹는 둥 마는 둥 하지만 꿀떡꿀떡 잘 받아먹는다. 나는 싫어하는 야채도 가리지 않고 먹는다. 과일도 좋아한다. 특히 바나나와 블루베리를 좋아한다. 물은 수저도 떠 주면 잘 마시는데 빨대로는 마시기 싫어해 컵을 주문했다. 아직 윗니는 나오지 않았다.


엊그제는 놀이터에서 같이 그네를 탔다. 그네 타기보다 아이를 안고 계단 내려갈 때 흔들리는 걸 더 좋아한다.


응아도 하루 한 번 이상 잘 본다.

옷 입고 벗는 걸 싫어한다. 그래도 요즘은 얼른 해야 빨리 끝난다는 걸 알았는지 꽤 협조적이다.

다음 달 돌 사진 촬영을 예약했다.

마음에 드는 인형을 보면 꼭 껴안고 뽀뽀(입에 넣기)를 한다.

새로운 소리가 나면 유심히 본다. 반면에 배춧잎, 귤 안쪽 껍질, 젖은 양상추 등 특이한 질감은 매우 싫어한다.


요즘 우리 아이는 매일 귀엽고 건강하다.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내 아이라는 게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우리가 잘하고 있는 걸까, 잘 키우고 있는 걸까'

매일 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생각한다.

'아빠, 엄마 잘하고 있니?'라고 물으면 아이가 대답할 수 있는 날이 언제쯤 올까.

그날 아이의 대답은 뭘까.

얼른 그날이 오길 바라면서도 조금 더 천천히 시간이 흐르길 바라는 두 가지 마음 사이에서 잠든 아이의 이마를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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