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아이를 낳지 않고 일을 계속 했다면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낳으며 이어진다

by 블루블라썸

아이를 낳고 보니, 생각보다 돈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아끼고 또 아껴도 식비, 옷, 병원비 같은 필수 지출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가계부를 정리하다 보면 한숨이 나올 때도 많다. 때로는 불안해지고, 미래를 걱정하게 된다. 아이가 자라면서 필요한 것들은 점점 늘어날 테고, 나는 그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이 밀려온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아이를 낳지 않고 계속 일만 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지금보다 1~2억 정도는 더 모았을 것이다. 회사의 인정과 주변의 부러움은 덤이었겠지.

어쨌든 그 돈이 있었다면 조금 더 넓은 집, 벽 하나 하나까지 내 취향대로 꾸민 공간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여행을 가고, 원하는 걸 주저 없이 살 수도 있었겠지.

경제적으로 더 안정적인 삶을 살았다면 마음도 한결 가벼웠을까?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아이를 물끄러미 본다.

부스스한 머리로 아침에 내 품을 파고들며 "엄마"라고 속삭이는 아이, 작고 가녀린 손가락 하나로 내 볼을 꾹 눌러 장난을 치며 깔깔 웃는 아이.

1억, 2억이 아니라 10억, 200억을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존재.

아이가 내게 웃어 보일 때, 작은 손으로 내 손을 꼭 잡을 때, 세상의 모든 부와 맞바꿔도 후회하지 않을 것만 같다.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그 어떤 것과도 맞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 나는 지금, 내게 주어진 가장 값진 것을 품에 안고 있다.




어쩌면 나는 늘 부족한 돈을 걱정하며 살겠지만, 이 아이가 내 곁에 있는 한 내 삶은 이미 충분히 풍요롭다. 아이가 내 품에서 깊이 잠들 때, 작은 손이 내 얼굴을 더듬으며 "엄마"라고 부를 때, 그리고 어느 날 휘청거리며 첫 걸음을 내디딜 때, 나는 깨닫는다.

행복이란 돈의 숫자로 계산될 수 없는 것임을.

돈이 많다고 해서 더 큰 행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적다고 해서 반드시 불행한 것도 아니다.

나는 여전히 가계부를 정리하며 고민할 것이고, 지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순간을 더 소중히 여길 것이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부족할지 몰라도, 내 마음은 가득 차 있다.




어느 날 아이가 커서 내게 물을지도 모른다.

"엄마, 나 키우느라 힘들었어?"

나는 웃으며 대답할 것이다.

"응, 가끔은 힘들었지. 하지만 네가 내게 준 행복이 더 컸어."

아이는 내 말을 이해할까? 지금은 아닐지 몰라도, 언젠가 부모가 된 아이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 나와 같은 대답을 하게 되길 바란다.

그렇게,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낳으며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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