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어떻게 참지?

인정합니다 알코올 중독 ㅎ

by 파란레몬

운동을 시작하고 체력이 붙은 것은 이제 어느 정도 실감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면 숫자도 뭔가 달라져있겠지 라는 기대감으로 인바디를 체크해 보았는데 술을 많이 마신 탓일까?

오히려 시작 전보다 몸무게와 체지방이 3kg씩 붙어있었고 골격근량은 그대로였다.

골격근량이 늘어야 되는 거 아닌가..? 술이 이렇게도 몸에 해롭다는 걸 숫자로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헬스를 시작하면 근육이 붙으면서 체중이 1~2kg 정도 는다고 듣긴 들었지만, 3kg이면...

정확한 데이터로 술의 심각성을 보고 나니 드디어 결심이 들었다.

다만 나에게는 가장 잘 맞는 술 메이트이자 다이어트의 큰 방해꾼인 남편이 있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날저녁,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술을 끊겠다는 나의 선언에 남편은 방해공작을 시작했다.


-운동하면 되잖아. 먹으려고 운동 시작한 건데 먹고 운동하자.

-한 달간 그렇게 살고 찌지 않았나. 숫자가 말해준다.

-여보가 술을 안 마실 수 있을까?


정확했다.. 근육 붙는 게 실시간으로 눈에 보여 즐겁게 운동하던 남편조차도 술 끊기는 실패 했는데..

술 끊는 건 유전자를 물려주신 부모님만 봐도 힘든 일이니 당장 끊지는 못 해도 줄여보기로 했다.

일단 횟수를 줄여보기로 했는데 생각해 보니 당장 이번 주 금요일 예약해 둔 공연이 있다.

공연을 보고 돌아와 집 근처에서 육회에 반주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육회에 술을 참을 수 있을까?

술맛을 몰랐던 예전에는 음료수에 잘만 먹었던 메뉴들인데 이제 단걸 잘 못 먹다 보니 단 음료수에 육회?

최악이다.. 술도 달달한 스위트와인은 못 마시는데 음료수를 마실 수 있을 리가 있나..

주류 없이 먹어도 되겠지만 육회의 짭짤하고 달짝지근한 감칠맛에 소주를 참을 수 있을까?

이쯤 되니 술맛을 모르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그때는 그냥 분위기상 마셔야 되면 마시고, 평소에는 굳이 술을 찾아 마시지는 않았었다.

남편이랑 같이 마시는 것도 분위기가 좋았던 거지 술이 좋았던 건 아니었는데..


이번 주는 금요일 하루만 마시고 주말은 안 마시는 걸로 나 자신과 타협해 본다.

과연 나는 주말 동안 술을 참을 수 있을까..?

다행히 요즘 왕좌의 게임을 보기 시작했는데 중세배경의 판타지에 잔인한 내용이 많다 보니 식욕감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다음 주 브런치에 변명을 구구절절 쓰고 있을 내 모습이 상상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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