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여섯
어릴적
내가 쓰던 침대는 절대 부서지지 않는것이고,
내가 타던 자전거의 핸들은 절때 빠지지 않는것이고,
자동차의 바퀴는 어느 길을 달려도 절대로 망가지지 않는것이고,
시골집 온돌방 구들은 절대 꺼지지 않는것이라 여겼다.
매일 아침 일어나 아빠에게 "백원만.." 했던 나에게 아빠는 국민은행, 은행장이었고,
몸에 좋은거야, 괜찮다고 하는 엄마의 말은 나에게 진리였다.
어느날,
혼자 있던 집에서 밥먹으려 주방으로가,
설걷이 끝난 그릇에서 엄마의 진한 화장품냄새를 맡고, 제대로 씻어 놓지 않은 엄마에게 짜증이 났다가,
아.. 엄마도 여자구나.. 화장을 하고 나가다가 생각나 설걷이를 급하게 나가신거 같단 생각이 들었고..
지금도 그 순간을 기억하는 것을 보면, 그때 난 어른으로 한단계 성숙해 진것 같단 생각을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욕들이 난무하던 건설업을 하시면서도 절대로 내앞에서 욕을 하지 않으셨던 아버지가 어느날 내 앞에서 다른사람에게 욕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를 동정심이 들기 시작했고,
그러던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이제 중학생, 초등학생이다.
나는 그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까?
나의 10대는 공부로 힘들었고,
나의 20대는 연애로 힘들었고,
나의 30대는 결혼/육아로 힘들었다.
얼마전 20대 후반, 긴 연애후 처절했던 시절 남겨놓았던 200편정도의 글을 다시 보고,
미래의 나에게,
그리고 미래의 나의 아이들에게,
글을 남기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