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꼬리가 없어진 이유

꼬똥은 사랑이다.

by Blue Cloud

새벽에 방문을 열고 나가면 자기 쿠션에서 부시시하게 일어서지도 못하면서도 꼬리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일어나 내게 달려와 기지게를 펴며 아침인사를 한다.

퇴근후 집에 돌아오면 제일먼저 달려와 내 다리에 매달려 꼬리를 흔든다.

아침에 보고 그리 오랜 시간 떨어진것도 아닌데 참 열심히 반겨주는 모습을 보고 고맙기도 하고.. 가끔씩은 너무 격한 반응에 이게 진심일까? 의심(?)도 하게 된다.


상대방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 받아들이는 내 주관적인 생각이라.. 가끔 내가 느끼는 감정이 과연 상대가 의도했던 감정인지 아니면 내 기분에 의한 왜곡인지.. 의심이 되는것이다.


그래도 내가 확신할때는..

꼬리치기(?) 꼬리 돌리기(?)를 할때..

빙글빙글 돌아가는 녀석의 꼬리로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녀석이 의도했던것이란 확신을 하게된다..

이제 세살.. 언제까지 이렇게 날 반겨줄지..


강형욱이 아이들에게 강아지의 꼬리를 돌리는것은 인간의 심장뛰는것과 같이 자율신경에 의한것이란 이야기를 했는데..


인간의 꼬리가 퇴화되고 꼬리뼈만 남아 있는건.. 아주 옛날 이런 솔직한 감정표현을 하는 인간들이 감정을 숨기려는 인간들과의 경쟁에서 점점 도퇴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기린의 목과 코끼리의 코를 진화론적인 설명으로 이야기 하듯..


'누구 욕하는거 들으면 그 사람한테 전달하지마, 그냥 모른 척 해.
너희들 사이에선 다 말하는게 우정일지 몰라도 어른들은 안그래
모른 척 하는게 의리고 에의야
괜히 말해주고 그러면 그 사람이 널 피해
내가 상처받은거 아는 사람 불편해. 보기 싫어.'
'나의 아저씨' 이선균 대사,


한때는 솔직함이 나의 삶에 중요한 덕목이었다. 거짓말을 하는것을, 하는 사람을 싫어 했고, 솔직함이 모든 것의 기본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언젠가부터 솔직함이 이기적인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솔직함으로 상대방이 불편해 한다면 과연 솔직함이 좋은것인가.. 하는.. 그것을 깨닫는 순간.. 좀.. 울컥(?) 억울한 감정이 들었던것 같다.. 에잇.. 더러운 세상.. 그런 느낌도 들고..


'돼지가 우물에 빠지던 날' 영화 속 주인공이 자신이 순수하게 좋아했던 여자가 자신을 좋아해주지 않자 납치해서 죽이고(줄거리가 가물가물하다), 순수한 사람이 이 더러운 세상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거냐고 절규하던.. 그영화를 보고 그때 스스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나이가 들어 솔직함을 숨기는건.. 성숙해 지는것이고..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꼬리를 숨기지 못한다면 정말 큰 문제가 될것 같다..


그래도 난 그때 꼬리로 감정을 표현하던 인간의 피가 난 좀 남아있어 솔직한 감정표현을 하고 싶어 그렁그렁 하는것은 아닐까?.. 지금 여기에서 처럼..

IMG_1241.jpg 무지 소심하고 절대 방해하지 않으면서 항상 사람곁에 있으려는것이 견종 특징인지 개성인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녀석.. 오래 오래 반겨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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