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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무늬 Dec 05. 2018

사이다 상담소를 시작하며

웹소설 작가로 먹고사는 거의 모든 방법들


출판계는 사상 최악의 위기라는데 책 쓰기 교실, 일인 출판 세미나, 문예 창작 강좌는 넘쳐난다. 반면에 웹소설 작가가 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은 극소수다.


출간 계약하는 법, 매출 올리는 법 등 작가 지망생이 궁금해하는 실전 노하우를 담은 책은 더 찾기 힘들다.


웹소설이 흥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일까? 작법서 쓸 시간에 소설 한 편 더 쓰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기 때문일까?


웹소설은 매년 몇백억씩 성장하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인세만으로 생활하는 전업 작가들이 대거 포진해있으며, 억대 수익을 올리는 작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대박 웹소설 작가는 어떻게 되는 걸까? 어떤 분야든 그렇지만 초심자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기성 작가들이 공유하는 용어는 은밀하고, 꼭 알아야 하는 정보는 검색해도 안 나온다.


작가 지망생과 신인 작가는 막막하고 불안한 상태에서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나도 그랬다.  


단편소설만 10년 이상 쓴 내게 웹소설은 낯선 행성이었다. 출간 과정은 한숨과 눈물의 연속이었다. 선배 작가들의 조언이 없었다면 순문학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르겠다.


고마움을 갚으려고 체득한 것을 나누기 시작했다. 고마워서 시작한 일인데 고맙다는 쪽지, 댓글을 많이 받았다. 작은 골방에서 벗어나 세상과 연결되는 기분이었다.


소설 쓸 시간을 쪼개고, 마감까지 미루면서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지 콜라보 공모전에 당선해서 웹소설 작가가 된 이후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이런 식의 과장은 질색이지만, 사실이 그렇다.


일단 종일 컴퓨터 앞에 웅크리고 있어도 백수 취급받지 않는다. 밀린 드라마를 보다가 오후 2시쯤 일어나도, “글이 너무 안 풀렸어.”라는 말 한마디면 마법처럼 따스한 위로를 받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달 통장에 인세가 꽂힌다는 사실이다.


때론 어마어마한 금액에 놀라 가슴을 움켜잡고, 때론 이번 달 전기세 걱정에 손톱을 물어뜯는다. 이번 달은 얼마가 들어올까? 월말이면 쫄깃한 긴장감이 뱃속을 휘젓는다.


어쨌든 나는 글로 벌어 글로 먹고산다.

전업작가의 꿈을 이룬 것이다.


소설을 시작한 지 15년 만의 일이었다.






나는 웹소설 계에서 '네임드'도, '갓작가'도 아니다.

데뷔작은 웹툰 제작 중이고, 새로 쓰는 작품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하니까 그럭저럭 팔리는 작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 이야기가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에게 더 솔깃할 수 있다고 본다. 이론과 법칙으로 가득한 고리타분한 작법서는 질색이다.


투고 방법, 연재처 특성, 전업 작가의 수익 등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전 기술을 나눌 셈이다.


웹소설 작가 지망생, 신인 작가의 답답한 속을 뻥 뚫어줄 상담소장이 되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이런 작가도 글로 먹고사는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면 몹시 기쁘겠다.


“맞아요. 당신도 할 수 있어요!
나도 했잖아요.”



웹소설 작가를 지망하는 분들께 나는 만만한 인간이고 싶다.


우러러봐야만 하는 천재 대박작가가 아니라, 맥주 마시며 수다 떨기 좋아하는 동네 언니 말이다.

나도 실수 많이 했다고, 사는 것이 힘들었다고, 다 때려치우고 도망치고 싶었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만만한 인간이라는 것과 별개로 웹소설 작가가 되는 건 결코 만만하지 않다.


글로 먹고사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대박 작가가 돼서  


“제 소설이 또 드라마화된다고요?
이번 주연은 누구죠?”


(미안하지만 실제로 이런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하기까지 피땀 어린 노력이 필요하다.

어쩌면 우주의 탄생에 버금가는 행운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바닥에는 매 작품마다 억대 수익을 올리는 작가들이 존재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그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웹소설 작가가 되기로 했다고 치자.

고난은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가족과 친구들은 끈질기게 속삭일 것이다.


“괜히 시간 낭비만 하는 것 아냐?
뻘짓하지 말고 취업이나 해!”


스스로도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고민할 것이다.


“성공할 수 있을까?
이러다 죽도 밥도 안 되는 거 아냐?”



고민은 타당하다. 그리고 건전하다.

내 인생을 바꿀지도 모를 직업, 혹은 부업, 아니면 취미를 결정하는 것이 쉬울 리가. 앞으로도 금쪽같은 시간을 머리털 쥐어짜며 보내야 할 텐데.


그럴 때마다 내가 등을 두드려주고 싶다.

고민할 시간에 한 줄이라도 써보는 게 어떻겠냐고.






눈치챘겠지만 내 글은 정답이 아니다.

눈물 콧물 흘려가며 얻은 경험이자 십 수년 된 고민의 흔적일 뿐이다.


그러니 우리 함께 꿈을 꾸자.


'웹소설로 한 달에 100만 원만 벌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거 말고 상상만으로 심장이 쿵쿵 설레는 을 꾸자.


그래야 버틸 수 있고, 이룰 수 있다.      






- 글, 그림 정무늬


외로움에서 날 건져준 건 언제나 글과 사람들이었다. 내 글이 한 사람의 꿈을 밝혀주는 작은 불씨가 된다면 나도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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