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라푼젤에게서 배운 한 가지
요즘 나는,
가끔 과거에 머무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때 그렇게 하지 말 걸'
'왜 나는 그 선택을 했을까'
'조금만 더 용기 냈다면 지금쯤은 달라졌을 텐데'
이런 후회로 잠 못 이루던 밤도 많았다.
심지어 꿈에서도 과거를 반복하고, 후회하고, 다시 빠져나오지 못하는 나를 만나곤 했다.
그건 내가 그만큼 힘들었고,
그때의 내가 너무 안쓰러웠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시기에, 우연히 애니메이션 <라푼젤>을 보게 됐다.
무심코 틀었던 영화였지만,
나는 그 안에서 아주 깊은 위로를 받았다.
라푼젤은 18년 동안 탑 안에 갇혀 살았다.
진짜 자신의 인생을 살아보지도 못한 채,
마녀의 거짓말에 속아 “이게 세상 전부야”라고 믿고 지냈다.
그 시간들이 얼마나 아까웠을까.
원래는 왕궁에서 사랑받으며 자랐을 아이가,
탑 안에서 외롭고 두려운 날들을 보냈던 거다.
그런데… 놀랍게도,
라푼젤은 그 과거에 머물지 않았다.
과거를 미워하고, 마녀를 원망하며,
“나는 이렇게 살아왔으니까”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늘을 선택했다.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기 시작했고,
세상을 마주하고, 춤을 추고,
사랑을 알아가고, 빛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문득, 나 자신에게 질문이 생겼다.
“내가 라푼젤이었다면,
과거에 머물며 오늘을 망치고 있지 않았을까?”
“시작할 때마다 ‘난 그런 상처가 있어서 안 돼’
‘내가 이렇게 된 건 그 사람 때문이야’
그렇게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던 건 아닐까?”
라푼젤은 그럴 수 있었지만,
그녀는 과거를 핑계로 삼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을 더 뜨겁게 살아갔다.
그 밝음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과거가 아니라 오늘을 바라봤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
후회하면 안 보이는 것들이 너무 많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
작은 가능성들, 따뜻한 빛들…
모두 다, 내가 고개를 들어야만 보이는 것들이었다.
이제는 나도 라푼젤처럼,
조심스럽게나마 오늘을 바라보려고 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이 순간의 내가,
과거를 이겨낸 ‘내 인생의 주인공’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