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은 추억을 찾아주는 가장 따뜻한 방법
글을 쓴다는 것,
생각을 한다는 것,
그리고 기억을 떠올린다는 건—참으로 신비로운 일이다.
왜일까.
뇌는 하나인데,
우리가 경험을 기억하는 방식은
참으로 다채롭기 때문이다.
귀는 소리로,
눈은 빛으로,
손끝은 촉감으로,
그리고 코는 향기로,
각자의 언어로 우리를 기억 속으로 데려간다.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반짝이던 기억들을
호주의 바람 속에서,
길리의 바다 안에서 꺼내곤 한다.
단순히 떠올리는 것이 아니다.
그때 내가 듣던 음악을 다시 재생하고,
눈을 감으면—
그 순간의 바람결,
따뜻했던 햇살,
파도 위로 부서지던 웃음소리,
그 모든 것이 다시 살아난다.
음악에 몸을 실으면
그 기억의 결들이 하나하나 선명해지고
그곳을 꿈꾸던
순수하고 투명하던 내가
조용히 내 안에서 고개를 든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나를 다시 만난 듯한
조용한 기쁨이 있다.
그런데—
기억의 가장 깊은 회로는,
어쩌면 향기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아무렇지 않게 스친 바람 속 향기에
불쑥, 어떤 장면이 떠올랐다.
뇌는 기억을 떠올리지 못해도
몸은 먼저 반응했다.
“이 냄새… 분명 어딘가에서 맡아봤어.”
그 익숙함이 너무 선명해서
기억을 따라가려 애쓴 적도 있었다.
그만큼,
향은 오래된 감정을 조용히 불러내는
아주 깊은 통로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지금도 나를 부른다.
아름다웠던 바다,
그 바다를 바라보던 나,
그리고 그 순간의 나를 꺼내주는 음악과 향기.
내가 사랑했던 그 시간들은,
지금도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