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미 내 옆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늘 곁에 있어 있는 듯, 없는 듯 자연스러운 사람.
그저 바라봐 주고, 적절하게 들어주는 사람.
내게 그런 사람은 누구일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만, 그중에서도 사람 관계만큼 허허로운 것이 또 있을까. 마음이 떠나서든, 죽음이든, 시절인연처럼 언젠가는 곁을 떠나기 마련이다. 그들의 부재는 부지불식간에 상실감으로 남는다. 마치 가위로 오린 것처럼, 그 사람만 비어 있는 느낌. 몸의 한 부분이 크게 떨어져 나간 것 같은 통증을 남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늘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원한다.
곁에 있는 사람은 때로 고통과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반대로 말없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위로가 되는 것은 물질도, 공중을 부유하는 화려한 말도 아니다. 결국은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는 시간이 지나서야 절감한다. 그러면서 그 순간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품는다. 잠시라도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믿어야 덜 슬프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모든 것이 한시적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마음 한구석에는 늘 불안이 도사린다. 그 불안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망각하며, 묵묵히 한자리에 머무는 존재를 그리워한다. 마치 다 알고 있었던 것처럼, 그 자리에 있어 찾아가게 되는 산이나 바다 같은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있는 그대로 지켜봐 주는 존재 말이다.
무엇을 요구하거나 기대하지 않으면서, 나라는 존재 자체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 주는 사람. 겉으로는 무심해 보이지만, 속은 훨씬 부드럽고 다정한 사람. 나와 닮았지만 살아가는 방식은 다른 사람. 관계의 이름과는 무관하게, 그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위로가 되는 사람.
그런 사람과 함께라면 삶은 언제나 현재일 것 같다. 사람에게 사람이 깃든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최대한 오래도록 볼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미 내 옆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