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이 들어간다고 느낄 때 #1
사람 나이 '마흔'
이십대에서 삼십대로 거주지를 옮길 때는 별로 그렇게 감흥이 없었다.
뭐... '괜찮아~ 이제 시작이지!'라는 자신감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삼십대에서 사십대로 거주지를 옮길 때에는
와... 이게 느낌이 다르다.
정말... 내가 중년이 되어버린 것이구나!
난 참 정신 연령이 낮다.
말 그대로 철이 안 들었다.
그런데 내 몸은, 내 환경은, 나를 보는 주변인들의 기대치는
나의 한계를 넘어서니 여기서 오는 이 괴리감과 중압감이 상당하다.
냄새를 맡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나는 여전히 솔로다.
갔다 온 것도 아니고 그냥 태생부터 솔로인 것이다.
(소위 '모쏠'이라는 전문 용어는 쓰지 마시라 눈물 나니까)
예전에는 "결혼하셨어요?"라고 물어보는 게 첫 만남 인사였는데...
요즘은 당연하게 "아내분은?"이라고 묻는다.
나름 위트 있게 대답한다고
"제 아내는 미래에 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더니
다들 표정이 암~쏘 쏘리~ (사별로 받아들인 듯)
그래서 요즘은 대답을 바꿨다.
"헷! 아직 안 태어났습니다"
응? 하는 표정으로 생각하다 빵 터지니 나름 성공적인 멘트가 아닌가 싶다.
이게 부장님 아재 개그라고 하던데... 역시 나도 어쩔 수 없는 아재인가 보다.
다들 언제쯤 내가 마흔이구나를 느꼈는가 질문하면
대부분 바로 이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바로 '생애전환기 건강진단'
이 통보서는 거의 중년의 시작을 알리는 '중년 라이선스'가 아닌가 싶다.
정말 받기 싫은 라이선스다.
[열이면 열]
이 통지서를 받고 굉장히 감성적이 된다고 한다.
선배 중 한 분은 전국 여행을 떠나셨단다. 너무 슬퍼서...
이 라이선스(?)가 참으로 잔인한 것은
아직 만으로는 40이 아니라고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하면서
내적 안정을 취하는 마흔 초심자들에게
"응~ 너 이제 만으로 40이야~ 응 아니야~ 받아들여~"라고
확정 판결을 내리는 일종의 대법원 선고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이미 또는 아마 곧'
이 확정 판결을 받게 되실 테니 너무 센치해지지 마시고
시원한 생맥주 한잔에 털어버리는 게 좋을 것이다.
필자는 이 통지서 받은 날 꽤 과음을 했었던 기억이... 크흡
솔직히 기분이 참으로 이상 야릇한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제 이 라이선스를 획득하였고, 본격적으로 내가 나이를 먹어간다고
느꼈던 시점 하나하나를 공유하고자 한다.
다소 웃음이 나올 수도, 다소 울음이 나올 수도 (연민의 정이랄까)
노총각의 홀몸으로 받아들이는 이 잔인한 시기는 여전히 ing
다음엔 몸으로 느끼게 된 나이 들어감을 논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