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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청환 Nov 05. 2023

비밀번호 2 ​

비밀번호 2


                  / 박청환


경비원 6573이 퇴출당했다

사전 통보는 물론 사후 알림조차 없었다

신입사원의 출근으로

해고에 갈음되었을 뿐

수고했다는 인사말도 잘 가라는 송별식도 없었으니

퇴직금 따위가 있을 리 없다

언젠가부터 시름시름 지워져 갔고

지워지면 지워질수록 희미해지는 비밀

은밀함이 사라지자 가치는 하락했고

조직은 주저 없이 그를 버렸다

신입사원은 선명했다

선명하게 은밀했다

모두의 첫 출근이 그랬던 것처럼 

다시 또

은밀한 냄새를 풍기며

머리를 쓰다듬는 사람들

조직은 6573 따위는 잊었고

새로운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꾹 꾹 꾹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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