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루 하이웨이 Mar 27. 2023

파벨만스 / 소년, 그렇게 감독이 되다


최초의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죠스’(1975), 개봉 이후 무려 11년 동안이나 전 세계 흥행 1위 기록을 유지한 ‘E.T’(1982), 그런 E.T의 흥행 기록을 깬 ‘쥬라기 공원’(1993),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관왕을 차지한 ‘쉰들러 리스트’(1993), 전쟁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영화사상 최고의 캐릭터를 창조해낸 ‘인디아나 존스’(1984~ ) 시리즈 그리고 아카데미 작품상 최다(12회) 노미네이트에 이르기까지 스티븐 스필버그를 빼면 현대 영화사를 언급할 수 없습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파벨만스’(The Fabelmans)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유대인 가정의 어린 소년 샘(가브리엘 라벨)은 세실 B 드밀의 ‘지상 최대의 쇼’에서 열차 충돌 장면을 보고 집에 와서 장난감 기차로 그 장면을 재연해봅니다. 한때 돈을 잘 벌던 우리나라의 누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며, 세상의 모든 것을 돈으로 봤듯 가족, 친구, 학교... 시네마 키드 샘에게 주위의 모든 것은 영화적 소재였습니다.


  

성장한 소년은 친구들을 배우로 캐스팅해서 직접 영화를 제작하고 학교에서 상연을 합니다. 이후 아버지의 전직으로 애리조나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사 온 샘은 예수를 배신한 유대인 후손이라며 친구들의 놀림을 받고 가족 문제로 고민을 하면서 고통스러운 성장 과정을 통과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는 자신이 제작한 영화 필름을 가지고 방송국과 영화 제작사를 노크하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습니다. 이로 인해 공황장애가 생길 즈음 샘은 겨우겨우 명장 존 포드 감독의 문하(라고 하지만 조연출의 조연출의 조연출쯤 되는)로 들어가게 됩니다.



포드 감독은 자신을 찾아온 애송이에게 벽에 걸린 스틸 사진을 보여주며 묻습니다.


“무엇이 보이나?”

“어쩌고저쩌고...”

“아니, 지평선이 어디 있냐고?”

“하나는 위쪽에 다른 사진은 아래쪽에 있는데요.”

“영화 찍으려면 한 가지 사실만 알아 둬.”

“...”

“지평선이 위에 있으면 흥미롭다. 아래에 있어도 흥미롭다. 지평선이 가운데 있으면... 지루하다.”


영화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는 스필버그, 아마 이 한순간 감독으로 탄생했을 것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수많은 영화를 통해 아마도 전 세계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데뷔 앨범을 내기 위해 세계적인 음반사인 데카 레코드의 문을 두드렸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한 비틀즈나 데뷔작을 발표하기까지 수십 차례나 출판 거절을 당한 20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시드니 셀던처럼 그도 힘들고 어려운 무명의 시절을 견뎌야 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도 처음부터 스티븐 스필버그는 아니었던 셈이죠.



‘파벨만스’는 가족과 학교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시네마 키드가 노장이 되어 자기 자신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은 작품입니다. 위대한 감독의 탄생 과정. 극장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PS : 영화 속에서 샘의 어머니(미셸 윌리엄스)는 토네이도가 불어오면 남들이 모두 멀리 도망칠 때 호기심에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중심에 다가가는 인물입니다. 아마도 스필버그는 모친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2023.3.26

작가의 이전글 내 마음의 풍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