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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h Nov 05. 2019

#10. 우리 아기의 첫 소풍

엄마의 욕심

엄마 아빠 없이 떠나는 우리 아기의 어린이집 첫 소풍.

혹시나 엄마를 발견하면 그대로 달려와 안겨 떨어지지 않을까 싶어, 카페에 숨어 유리창 너머로 버스를 타러 가는 아기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잘 다녀와, 우리 아기.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 오렴.’

마음속으로 인사하고 또 하고.

작은 어깨에 맨 가방이 오늘따라 너무 커 보여, 가방이 너무 무겁진 않을지, 오늘 얼마나 많이 걷게 될지, 혹시나 혼자 길을 잃진 않을지, 마구 뛰어다니다가 넘어지진 않을지. 엄마의 머릿속은 온통 걱정 투성이.


버스 도착 시간보다 일찍이 집을 나선 발걸음.

모퉁이를 돌아 들어오는 버스. 얼마나 기다렸는지.

문이 열리고 내리는 반가운 우리 아기 얼굴.

‘잘 해내고 왔구나.’ 나도 모르게 저릿한 마음.


아기들의 애착은 독립을 위함 이라더니.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우리 아기는 어느새 마음도 쑤욱 자라 버렸는지도 몰라.

어쩌면 이제 독립은 엄마, 아빠에게 더 낯선 단어일지도 몰라.

한 뼘씩 커갈 때마다 기특하지만, 한편으론 늘 지금처럼 밤마다 우리 함께 꼭 껴안고 사랑해 속삭이며 잠자리에 들 수 있었으면. 엄마의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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