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의 억압으로 인한 상실된 삶
“내가 빠져든 건 네 찬란함일까, 젊음일까” 1950년대 멕시코시티. 미국에서 도망친 뒤 마약과 알코올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즐기는 작가 리. 함께할 수 있는 상대라면 누구든 상관없었던 리는 태양이 마지막 열기를 태워내며 타오르는 오후에 아름다운 청년 유진을 만나 첫눈에 빠져든다. 노골적인 관심과 구애 끝에 유진과 특별한 밤을 보낸 리. 하지만 마음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유진의 태도에 리는 점점 더 그를 갈망하며 집착하게 되는데…
영화 퀴어는 정체성의 억압과 그로 인한 공허함, 외로움을 담은 영화로 책의 목차처럼 구성되어 진행된다.
- 전체 요약
1장 ‘멕시코’에서는 성소수자들이 모여 살지만, 동시에 혐오도 공존하는 공간으로, 리와 유진이 처음 만나는 장소이자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된다.
2장 ‘여행의 동반자’에서는 리의 중독 증상이 드러나며, 리와 유진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3장 ‘정글의 식물학자’에서는 식물학자가 주술사처럼 묘사되며, 야헤를 통해 리와 유진이 깊은 대화를 나누고, 관계가 정리된다.
에필로그 ‘2년 후’에는 유진이 사라진 멕시코로 돌아온 리가 모든 것이 변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변하지 못한 자신의 상태를 보여준다.
- 리와 유진의 관계
유진은 미스터리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그래서 데이트 신에서 “모르겠어서 두렵지만, 믿으려고 한다”라는 대사는 이들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리는 유진을 짝사랑하지만, 유진의 모호한 행동으로 인해 사랑을 갈구하며 애원하게 되고, 결국 텔레파시에 집착하게 된다.
- 텔레파시
리와 유진은 텔레파시를 가능케 한다는 야헤를 마신다. 이때 식물학자는 주술사와 같은 모습과 행동을 보인다. 리와 유진은 심장을 꺼내고 증발하듯 사라졌다가, 세포가 분열하고 다시 만나는 신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자 한다. 하지만 유진은 리에게 “나는 퀴어가 아니다. 정신과 육체가 분리되어 있다”라고 말하며, 관계는 단절된다.
- “나는 퀴어가 아니다. 정신과 육체가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이 대사는 영화 전반에 걸쳐 반복된다. 처음에는 리의 꿈속에서 유대인, 죄수복을 입은 인물들 사이에서 한 여성이 등장하고,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퀴어가 아니다. 정신과 육체가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두 번째는 유진이 “갈비뼈를 만지려는 줄 알았다”라고 말하자, 리가 “나는 퀴어가 아니다”라고 답한다. 그러나 바로 다음 장면에서는 모순적으로 리와 유진이 사랑을 나눈다. 세 번째는 야헤를 마신 유진이 같은 말을 하며, 두 사람 모두 정체성을 부정하고 거부하는 불안정한 상태임을 드러낸다.
- 무의식(꿈) : 뱀, 지네, 유진
잠든 리는 한 방으로 들어간다. 그 안에는 자신을 삼키는 뱀, 유진, 그리고 지네 목걸이가 있다. 자신을 삼키는 뱀은 “나는 저주받았다”라고 말하는 리를 상징하며, 결국 그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자신에게 먹히게 된다. 지네 목걸이는 초반에는 다른 남성이 착용하고 있었고, 이후에는 유진이, 그리고 리 역시 상징적으로 포함된다. 지네는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채 숨어 살아가는 존재를 뜻한다. 리가 유진을 총으로 쏘자, 그 방의 모든 것이 휘발되는데, 이는 무의식 속에서도 자신을 지우고 부정하고자 하는 욕망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에서 늙은 리가 침대에서 잠들고, 유진이 등장하는데, 이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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