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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리 Jan 04. 2024

2023의 마무리와 단상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꿈의 여백, 지속하는 마음.

1. 조금 다른 선택을 했던 2023. 이번 해는 작년의 생각과 깨달음을 성숙시키는 해였다. ··· 완전히 새로운 경험 덕분에 더 단단해졌지만, 동시에 아쉬움과 부족함을 느꼈던 해다. 무엇보다 나의 평범함을 인정하는 것도. 미래에도 환경에 끌려가거나 단절하기보단, 손에 쥔 자원을 지혜롭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진 2023 이었다. 그런 기회를 준 아카데미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2. 올해는 책임감보다는 근본적인 재미와 배움을 더 추구하고 싶었다. 강점혁명의 1순위 테마가 책임이었는데, 어떤 것이든 과하면 어그러지고 실제로도 균형이 와장창 깨진 경험을 했던게 작년이다. 그런 찰나에 아카데미가 좋은 기회가 되어줬다. 덕분에 얼마나 도파민에 미쳐있는 인간인지도 알 수 있있고요 ..


3. 첫 영어 발표를 도전했고, 혼미한 게릴라 토크(?)도 해봤다. 핀란드로 멋진 동료들과 해커톤도 나가보고, 현재는 전화영어를 하고 있다. 당연한 진리일 수 있겠지만 - 개발, 디자인, 영어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잘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그냥 하고 싶은 마음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걸 몸으로 느꼈다. 잘되게 하는 건 그 다음이다. 그런 지점에서 왜 인내심과 호기심이 재능의 영역인지 알 것 같다.


4. 행동하는 위선이 행동하지 않는 선보다 낫다.


5. 확실히 주간회고를 하면서 선명도가 높아졌지만, 그게 매번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나와 타인으로부터 생각과 감정이 일치하지 않는 순간을 마주할 때 피로감을 느꼈다. 왜로부터 내면의 욕구를 발견하고,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  24년은 기록이 기록에서만 끝나지 않고, 더욱 큰 그림으로 연결해 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6. 요즘 꿈에 대해 생각한다. 일의 즐거움과 함께 따라왔던 미묘한 권태를 느낀 순간들을 세어보다 조금씩 꿈의 빈자리를 돌아보게 됐다. 과거의 글 : 최선을 다하는 과정 자체가 삶에 의미를 부여함에 만족했지만, 나아가 무엇을 위한 최선인지 더 명확해지면 어떨까 싶다. 일과 관계에서의 태도가 어느정도 쌓여가는 반면에 막상 적어놓은 구체적인 꿈이 없었다. 목표와 꿈은 다르다. 이 여백을 채운다면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을 모든 행동의 고리가 될 것 같다. 자연스러운 간절함도.


7. 올해 배울 점이 많거나 닮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떤 동료와 일하고 싶은지 물어봤다. 신기하게 모두 ‘말이 통하는 사람’을 꼽았다. 마치 짠 것처럼 ..

 
 8. 상업적이어도 창의성이 결여되지만 개인의 감각에만 의존해도 설득력을 잃는 줄타기. 이 게임의 원칙이 숙련되면 개인적으로 바라는 분야의 탁월함에 좀 더 가까워질 것 같다. 정확히는 연결하고 편집하는 능력을 키우고 싶다. 매번 느끼지만 기획이 전부다.
 

9. 최근 여전히 삶이 게임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받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선택에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음을 안다면 상황을 좀 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여러모로 베팅한다는 표현이 맞다.

23년은 당장 중요한 기회와 다음에 올 수 있는 기회를 분별하기 어려웠는데,  24년에는 꿈을 바탕으로 소수의 기회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절제하는 선택을 하고싶다.


10. 집요한 관찰, 조사, 대화, 협력. 


어느 순간부터 습관처럼 효율을 추구하지만 무의식으로 좇는 낭만과 다정함은 반대편 너머에 있음을 안다. 타인을 환대하는 마음이 멍청해지지 않게 도와주고, 어쩌면 그게 전부일 만큼 삶의 중요한 가치일지도 모르겠다. 나눔과 배움에 기뻐하고 마음을 유지하는 한 해가 되길 ! 


더 잘 살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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