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개발에는 '자기'가 없어

모방.

by 블루잉오렌지

영어회화, 토익, 자격증, 운동, 문화생활, 여행...


요즘은 실제 사람과 대화하지 않고도 영어회화를 익힐 수 있는 세상이다.


그리고 요즘은 유튜브라는 공짜 미디어 플랫폼으로 어려운 공부도 뚝딱 해낼 수 있는 세상이다.


게다가 요즘은 누구나 또 창업을 할 수 있는 세상이다. 예전 같으면 집에 압류 딱지 붙을까봐 사업한단 소리는 입에도 못 꺼냈는데!



그래서 왜 해야 하는가?





우리는 자기개발의 늪에 빠져있다. 그리고 나도.


우리가 자기개발을 하는 이유는.. 정말 자기개발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 자신 때문에 하는 게 아니다.


나 빼고 다 하니까, 불안해서 한다. 하지 않으면 도태될까봐. 무시당할까봐.


그런데 정말 나 빼고 다 할까?



내 주변에는 소위 말하는 '갓생' 살고 있는 친구들이 없다. 알바를 뛰고 집에 돌아와 침대에서 넷플릭스를 보고, 빈둥빈둥거리다 어느새 잠들고, 토익 시험 볼까하다가 며칠 하고 그만두고, 자기소개서 몇 줄 쓰고 힘들어서 나가떨어지는 사람들 투성이다.


하지만 인터넷을 켜자, 그런 사람들은 쥐죽은듯이 사라지고 없다. 모든 커뮤니티에는 멋있는 성공한 사람들 뿐이다. 어린 나이부터 창업을 해서 스펙을 쌓았네, 해외에서 대학원을 나와서 우리나라 스타트업에 취직했네, 이직을 밥먹듯이 하며 대기업 5사를 하나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합격했네..



멋있는 사람들뿐이다. 그런 사람들을 보며 우리는 자기개발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고,


얼마 되지 않아 그만둔다. 자기개발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부여가 없으니까. 환상이 깨졌으니까.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한다.




"저 사람들은 우리랑 애초부터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었네."



우리는 대체 어느 세상에 살고 있는 걸까? 어째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이리도 다를까? 그 많던 평범한 사람들은 전부 다 어디로 갔을까? 정말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걸까?



나는, 그런 생각이 문득 든 이후로 핸드폰을 잠시 버려두었다.


그후로 나는 내가 원하는 것만 골라서 하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쓸모가 없더라도 그냥 내가 즐길 수 있는 걸 했다.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살았으며, 적당히 합리화하면서 살았다. 일을 하다가도 취미를 멈추지 않았다. 휴일에는 무조건적으로 쉬었다. '그러다 나이 먹어서 나중에 취업 못한다고? 안 그래도 늦었는데? 뭐 어때.'


처음엔 불안했다. 미친듯이 불안했다. 내가 한가하게 방황하며 놀고 있는 사이에 남들은 내가 따라가지 못할 경지에까지 올라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난 정말로 행복해졌다.


의외로 그렇게 큰일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행복감이 오히려 내가 진짜 자기를 찾아 성공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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