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샤이욱 Aug 06. 2020

진실한 위로는 '귀'로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는데 中

출처 : pixabay

타인에게 '조언을 잘해주는 친구'가 있고,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는 친구'가 있다.

두 친구 모두 좋은 친구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상황에 따라 연락하게 되는 사람은 다르다.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는 조언을 잘해주는 친구가 도움이 된다.

내가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고 있거나 의욕이 떨어졌을 때는 나를 다잡아 줄 수 있는 말을 해주고,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힘들고 지쳐서 위로가 필요할 때는 잘 들어주는 친구가 필요하다.

사람은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감소하는데, 상대방이 귀 기울여 들어주고 공감까지 해준다면 위로를 넘어 만족감까지 얻을 수 있다. 차분히 귀 기울여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위로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듣는 것보다는 말하는 것을 더 잘한다.

말하는 것은 내가 참지 않아도 되지만, 듣는 것은 내가 참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참고 싶지 않고 참을 수 없을 만큼 속상해서 그것을 풀려고 하는데, 상대방 역시 참지 않고 같이 풀어낸다면 대화는 불가능할 것이다. 스트레스를 풀러 왔다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추가해서 돌아가게 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는 것이다.



"대리님, 저녁에 시간 되세요? 술 한잔 사주세요"


직장인 시절 후배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들 중 하나다.

본부 내 신입사원 교육을 담당하기도 했고, 업무 상 영업사원들과 부딪힐 일이 많았던 나였기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후배들이 많아졌다.


여러 명과 식사를 할 때도 있었지만, 1대 1이나 소규모로 식사하는 자리가 대부분이었다.

1년 차 미만 신입사원들, 2~3년 차 사원들, 4~6년 차 사원/대리들. 연차는 다르지만 각자만의 고민, 스트레스가 있고 불만 또한 다양했다.

다행히도 그들에게 내가 업무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들은 나를 찾아 조언을 구하기도 고민을 이야기하기도 했을 것이다. 선배와 친해져서 나쁠 것은 없으니깐.


직장을 그만둘 때 많은 후배들에게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그때 한마디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나와의 자리가 단순 회사생활에 그들만의 '생존전략'만은 아니었단 걸.


"이제 누구랑 얘기합니까? 형은 내 얘기 잘 들어줬는데.."



누구나 살아가면서 위로받고 싶고, 위로받아야 할 상황이 생긴다.

누군가가 나에게 위로받기를 원하거나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다면, 그의 말을 잘 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언제 내가 위로받고 싶고, 위로받아야 할 상황이 올지 모른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출처 : pixabay

진실한 위로는 '귀'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