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함 속에 절실함이..

by 김하정

영속이 가능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에 관한 책을 읽은 후에

생각지도 못한 위안이 밀려왔습니다.

타인의 불행에 나의 안전을 돌아보고 가슴 쓸어내리듯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에 이렇게까지 감사할 일인가

되물으면서도 감사했습니다.

실제가 아닌 소설일 뿐인데 오버다 싶긴 합니다.

엄마를 생각하고, 아이들을 생각할 때 영속이란 토대 위에

이별 없이 영원할 수 있어 좋겠다 했는데,

삶이 끝없이 이어지기만 하면 물에 물탄 듯 대충 살아버릴 것 같아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겠다 싶으니까요.

삶이 주식 그래프처럼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등을 꽤 해주면 영속이어도 좋은 걸까?

잠시 욕심 내보지만, 그 또한 오름과 내림이 일정한 주기로 반복될 뿐 새롭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더구나 단조로움을 제일 끔찍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영속은 지리멸렬 같습니다.

기한 안에 제출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질 때, 작심하고 몰두해서 결과를 이뤄내듯

유한한 삶에 분기 절기 동원해가며 희로애락 헤아리고 사는 게 우리가 챙겨야 할 것들 같습니다.

목적지가 없이 계속 달리기만 하는 말이 된 기분에서 다행히 '워워'고삐 잡고 내려온 기분입니다.

하마터면 산천초목이 산천초목이 아니고 휙 하고 지나는 바람일 뿐일 뻔했습니다.

영속이든 유한이든 오늘을 잘 채워가는 것부터 해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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