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접어들면서 여기저기 행사가 많아집니다.
일요일 저녁 유교문화축제 마지막 날이라고 해서 부랴부랴 나섰습니다.
행사 취지보다는 TV에서나 봄직한 뮤지션을 놓치기 싫은 이유가 더 컸습니다.
아직은 후텁지근한 공기와 각종 곤충들이 불빛에 덩달아 허둥댔지만
소도시에서 웬 횡재냐 싶었지요.
작년부터 시작된 행사라는데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유교문화원이 생긴지조차 몰랐으니
홍보가 부족했을까 싶다가도 무심한 내 탓도 커서 지역 사람 맞나 반성도 했습니다.
곧장 행사장으로 가기에는 아직 시간도 있고 해서 무심함을 만회하고자 한 바퀴 둘러보기로 합니다.
테마별로 나누어진 건물들을 건성건성 훑어봅니다. 유교에 관련한 인물 소개, 도서관, 커피숍, 식당가
야외에는 행사 때만 있을 각종 체험부스들 먹거리 등이 있었습니다.
지역 사람도 찾아가기 번거로운 곳에 기와집 건물들, 평소에는 관련한 사람들만 드나들 것만
같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습니다.
전에 비해 행정에 복지에 쓰일 예산이 문화 쪽에 치중된 느낌이 없진 않지만 의견수렴해서 했겠지 합니다.
콘서트 시작을 알리는 방송을 듣고서야 이동했더니 벌써 소지품이나 물병으로 자리를 맡아놓은 게
대부분이라서 앞쪽에 앉기는 틀렸습니다.
시상식이 끝나면서 중간중간 자리가 날 때마다 앞당겨 앉아 무대와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무대 위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데도 목소리에 흔들림이 없어 신기한 서도 밴드가 인상적이었고,
팬텀싱어가 발굴한 라포엠을 드디어 영접했습니다. 소원성취했습니다.
두 팀 모두 팬층이 두꺼워 관광버스까지 대동해서 응원하러 왔나 봅니다.
도포자락 휘날리며 끝 간 데 없이 청청한 목소리의 장사익 님의 '찔레꽃'이 가을밤을 장악했습니다.
형형한 눈빛으로 "봄날은 간다"라고 노래합니다. 이 노래만큼은 젊은 뮤지션들은 감흥이 덜합니다.
장사익 님, 최백호 님이 부를 때 사무칩니다.
이름을 얘기하면 알만한 영화감독 엄마가 남편의 환갑잔치 때 연분홍 한복을 입고 불렀다는 노래..
옆자리의 남편에게 당신 환갑 때 한 번 생각해 볼게, 지켜지기 만무한 약속을 해버렸습니다.
그 끝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같이 울던~~" 끊어질 듯 이어지던 엄마의 노랫소리가 들리는듯합니다.
벌써 2주째 전화하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아슬아슬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싫어서, 두려워서 라지만
변명치곤 빈약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오늘을 넘기지는 말아야지 합니다.
이번 추석에는 좀 여유 있게 내려가 '봄날은 간다'를 엄마 목소리로 들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