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이라는 것

by 김하정

레전드의 노래를 1,2부로 나눠서 경연하는 프로그램에 응원하는 가수가 있습니다. 순번을 기다리는데 제비뽑기에 밀려서 2부에나 나올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을 놓칠까 조바심 납니다.예상했던 대로 잊어버리고 있다가 오늘 아침 유튜브에 2부 마무리 우승했다는 동영상이 뜹니다. 잘 됐다 잘 됐다 내 일보다 더 기뻐합니다.


공연을 쫓아다닌 적도 없고 매체에 어쩌다 얻어걸리면 보는 식으로 수동적이어서 팬이라고까지 말하기에는 미진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래도 유명해지기 전 경연 대회 때는 온라인 투표는 빠짐없이 했었고 매회 놓치지 않고 TV 앞을 지켰습니다. 그가 속한 팀이 최종 우승했을 때는 손바닥이 빨개지도록 뿌듯했습니다. 수면 아래의 무수한 발 놀림을 했던 그의 이력을 찾아보며 잘될 수밖에 없겠구나 했었고, 앞으로도 그러길 바랍니다. 이 정도면 팬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팬심이라는 것도 열심히 하는 그의 노력을 기반으로 생긴다는 것을 압니다. 나는 그만큼 노력했던가, 전력질주하다가도 어느 결에 나가떨어져 일어설 시간을 놓치곤 했던 나와는 다르게 내가 할 수 없었던 것을 그 사람은 해 냈으니 박수를 보내는 거지요. 그런 이유로 나이와는 무관하게 존경의 뜻을 담게 되고 본받고 싶은 맘을 갖게 합니다. 누군가에게 닮고 싶은 표본이 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선행이기도 합니다. 일어나라 다시 해보자, 백 마디 말보다도 해보니 되더라라는 확실한 증거가 돼주니까요. 그다지 노력도 없이 쉴 공간만 찾아드는 사람에게 잘될 거야 할 수 없는 노릇이고 자기 삶에 진심일 때 잘 되라는 기도와 응원이 모아지는 법이겠죠.


졸업작품을 통과하기 위해서 밤잠 설치던 아이가 통과하고 나서 안도의 한숨을 쉬며 전화합니다. 전시 끝나면 본인이 좋아하는 밴드 공연 보러 갈 거랍니다. 팬이라서 맹목적인 응원만이 아닌 나 열심히 살았으니 너네 공연 보러 갈만하고, 열심히 하는 너네 공연 보고 힘 받아서 또 열심히 살 거야 하는 거랍니다. 그저 추종하는 팬이 아닌 서로의 열심을 응원하는 자리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나도 그처럼 열심히 사는 태도를 갖추는 일이라는 것을 또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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