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깨면 쉽게 잠들지 못합니다. 가까스로라도 새벽에 가까우면 미련 없이 털고 일어난다지만 한밤중에 깨고 보면 애매해집니다. 밤의 끝을 잡아야 할지 새벽의 상투를 잡아야 할지 잠깐이라도 망설이게 되니까요.
일단은 무리 없는 내일을 위함이라 밤의 끝을 잡아보기로 합니다. 어둠을 무기 삼아 이리저리 뒤채서라도 잠드는 날은 그래도 행운입니다. 그러지 않고 오늘같이 노력도 무산되는 날은 아무리 일러도 새벽의 시작이겠거니 합니다.
검불처럼 헐거워진 채로 문을 열어 봅니다. 별은 여전히 총총합니다. 사람이 봐주건 봐주지 않건 그다지 상관하지 않은 채로 저 혼자서도 청청합니다. 모든 고고한 것들은 멀고도 높은 곳에 있습니다. 쉬이 범접할 수 없다는 것을
높낮이의 거리로 제한을 두는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라고 선 긋는 것 같습니다. 사람으로 하여금 우러러보게 하는 것으로 우위를 점합니다. 마치 나를 높여놔야 상대방에게 존중받듯이 그런 이치랍니다.
그것도 모르고 별 하나 나 하나, 저 별은 나의 별했으니 언감생심입니다.
그렇다고 영악한 사람들이 존중만 하고 있지 않잖아요? 뭐든 가까이 두고 보려는 모방의 귀재들이 별빛 비슷한 것을 지상에 달기 시작했으니까요. 너무 높아 다다를 수 없으니 이렇게라도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수은등부터 알전구까지 모양도 각각, 양으로 내리붓습니다. 별은 드문드문 하늘에 있고 밤을 밝히는 무수한 인공 별들은 지상에 있습니다. 별은 희소성으로 빛나고 가로등은 양으로 빛납니다.
여하튼 양쪽 다 좋은 일입니다. 그 반짝임을 신호 삼아 하늘에는 비행기가 날고 지상의 차들은 가족의 안녕을 위해 달리는 것일 테니까요.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고향으로 향하는 차들의 행렬이 길~게 짧게 이어지겠지요. 밤으로 갈수록 가로등보다도 더 낮게 포복한 무수한 별들의 행진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앞 차는 뒤차에 길잡이가 돼주고 뒤차는 도미노처럼 별빛 같은 빛을 뒤로 뒤로 전달하겠지요.
따뜻하게 반겨 줄 저마다의 집을 향해 빛을 나눔 하는 거겠지요. 그때의 반짝임은 하늘의 별빛 못지않게 숭고합니다. 그 행렬에 동참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달 뜹니다.
한밤중에 위아래로 별빛 오지게 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