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by 김하정

혼잡하지 않으려고 부러 한가할 때 미리 시장을 봤었는데, 그 노력이 무안하게 꼭 한 두 가지가 빠집니다.

짐꾼 대용으로 큰아이를 대동하고 나섭니다. 찾는 게 따로 있어서 즐겨 찾는 곳 두 곳을 번갈아 갑니다.

법정 관리 들어갔다는 마트는 사라지지 않게 우리가 꾸준히 이용해 주고 싶은 마음이 우세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거기에만 있는 차별화된 퀄리티도 누릴 수 없게 되고 독점이 빚어내는 불합리를 이용하는 우리가 감당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섭니다.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들 일자리 문제도 있을 거고요..

다행히 외국인 근로자들이 절반 이상으로 애용합니다. 전에는 베트남,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정도였는데 아랍계 쪽 근로자도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다국적이란 말이 피부로 와닿습니다. 소도시에 이 정도라면 주객이 전도될 수도 있겠는 걸 우스갯소리 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어느 지역은 특정 나라 사람이 태반이라서 우리나라 아이들이 그 나라의 아이들에게 수세에 밀려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얘기를 합니다, 차별, 왕따, 따돌림 이런 말들이 언제부턴가 비일비재합니다. 아이들까지도 어른들의 자화상이 되고 있어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이 왜 이렇게까지 가벼워졌을까 싶습니다.

나의 완력으로 우선 당장 상대방을 제압한 것 같아 되지도 않은 우월감을 내 품습니다. 내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가 아닌 이런 식의 우월감이 얼마나 하찮고 동물적인지 당사자는 모를 겁니다. 전세 사기 운운할 것도 없이 속고 속이는 관계로 전락한지 오래이고 보면 사람으로서 우리는 뭘까 참을 수 없이 허탈해지기도 합니다.

언제부터 사람들은 자기의 격을 스스로 낮춰 살게 됐을까?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득을 향해 조삼모사 했던 까닭일까 합니다.

사람들은 피에로에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표정, 동작들을 보고 바보 같다고 웃습니다. 피에로가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면서 하찮게 웃습니다. 정작 피에로는 자기의 겉모습만 보고 웃는 사람들을 보고 역으로 웃습니다.

눈앞에 이득만을 쫓다가 그 부작용에 가격 당하는 꼴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수 있는 깊고 넓은 사람의 자리로 등극할 수 있기를, 땅바닥까지 내려앉은 사람으로서의 진짜 자존심을 챙겨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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