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때문에 밤샘하는 아이들에게 '너네 그러다 삼십 대 할아버지 할머니 된다'
경고해도, 당장 급한 불 끄느라 미동도 않습니다.
중간. 기말이 끝나고 나면 갑자기 주어지는 여유시간이 낯설고 공허하다고도 합니다.
열심히 했으니 쉬어 갈 줄도 알아야지. 영화도 보고 친구도 만나 공터 농구 한판 끝에
시국 걱정도 하고, 발품 팔아 패션 감각도 익혀봐.
스무 살부터는 누구나 다 '고아'라서 자기가 주인장이야.
습기 차면 햇볕 쪼여주고 통풍도 시켜주면서
내 안에서만 찾으려 하지 말고 외부에 풍향계를 세울 줄도 알아야 해. 당부합니다.
함부로 몰아 써버리거나 아주 많이 남아 있다고 여유 부리다 보면
확인도 못 해본 지난주 복권이 되고 만다는 것을 아직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젊음은 탄성이 좋은 보정속옷과도 같습니다.
웬만해서는 늘어짐을 용납하지 않다가도
오래 쓰다 보면 어느새 느슨해져서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고 마니까요.
처음과 같지 않다고 로켓 배송시킬 수도 없는 희소성 높은 천연자원입니다.
1인 1젊음, 공평하면서도 영구적이지 않습니다.
소모되는 거라서 아쉽고 더 소중한 것이겠지요.
관리 요령, 주의 사항도 보정속옷과 같습니다.
올 뜯김이나 보풀 방지를 위해 손빨래하거나 빨래 망에 넣고 울 코스로 빨아야 해요.
열을 가하면 자칫 오므라들 수 있어서 건조기 쓰지 말고 자연건조해야 보존율이 좋습니다.
있을 때는 사용방법을 잘 몰랐다가 분명 똑같은 사이즈의 옷인데 옷 태가 전 같지 않습니다.
보정속옷이 필요할 때가 돼서야 깨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젊음. 참 중독성 있고 눈부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