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개강을 앞둔 8월 마지막 주는 기숙사 가기 전에 챙겨줘야 할 것들로 덩달아 바빠집니다.
여름이 길어져서 침구류도 옷가지도 여름부터 겨울까지 포함시켜 준비합니다.
세탁해 놓은 여름, 겨울용 이불도 건조대에 한 번씩 더 일광욕 시키고, 세탁소에 맡긴
패딩 점퍼도 찾아다 놓습니다. 세제며 화장품이며 시장도 같이 봅니다.
아예 가져갈 채비를 합니다. 그러다 빠진 게 있으면 추가하는 식으로 점검합니다.
그 외 개인 소지품은 알아서 잘 챙길 테고 내 손을 거쳐야 할 것들만 소홀하지 않으면 됩니다.
다 챙겼다 해도 가고 나면 한두 개씩 빠져있기 일쑤라서 이번만큼은 번거롭지 않게 되기를 바라지요.
서로 점검하는 과정에서 특수를 누리는 품목이 있습니다.
방학 내내 자발적이지 않던 분리수거도 그 주만큼은 알아서 합니다.
요리는 패키지 상품으로 간간이 했지만 안 하던 설거지도 자청합니다.
밀린 효도 다 하고 갈 기세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개강 전 주만 같아라' 합니다.
저희들끼리 신호 주고받더니 스킨로션 따로 바르는 것을 귀찮아하는 아빠에게는 우르오스를,
근래 들어 변비에 고생하는 엄마에게는 푸룬 주스 3병이나 냉장고에 비치해 놓고 복용법을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관심받고 있다는 기분 이런 거구나. 아이들의 곰살맞음에 흐뭇했습니다.
커다란 선물이 아니라서, 작은 것이지만 관심이 있어야만 챙길 수 있는 부분이라서 더 예뻤습니다.
이런 시선이라면 사회 속에 잘 섞여갈 수 있겠구나, 조금 이르긴 하지만 안도의 마음도 생깁니다.
서로에게 부족을 얘기하기보다는 자기 선에서 서로를 챙기고 있는 우리 참 좋았습니다.
행복하고 있다는 자각에 더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