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틀어 사람이에요

by 김하정

몇 해 전 평생학습관을 통해서 결성된 그림 동아리에 굳이 구분하자면

여자가 태반이었고 남자는 두 사람 정도였습니다.

들어가려는데 입구에서 남자분이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왜 안 들어가시냐고 물었더니 여자분들만 있어서 들어가기가 조심스럽답니다.

그때 불쑥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50부터는 남자 여자 굳이 구분할 필요 없이 통틀어 사람이에요". 했습니다.

그래야 그분이 편해져서 잘 다니실 것 같았거든요.

평소 생각을 말했을 뿐인데, 옆에 있던 지인이 "언니 너무 셌어" 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직 50도 안 됐을 때니까 당돌하다고 여겼겠다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젊음이라는 컬러필름 한 겹 벗겨지고 나면 그때부터는 비로소 무채색의 사람으로서

자기만의 색깔로 물들여 갈 때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젊음에 취해 보지 못했던 것들, 깨닫지 못했던 것들, 생활에 밀려 해보지 못했던 것들 챙기면서

단풍처럼 오색 창연하게 물들어 가면 좋겠다 싶습니다.

남자 여자 구분하는 것은 여론조사 통계 낼 때나 필요하지 사람 대 사람으로 생각을 교류하면서

자고 나면 바뀌는 세상에 좀 더 능동적으로 발맞춰 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만큼이면 됐어'라거나 여태껏도 이래왔는데 달라질 게 있겠어 뒷방 노인네로 밀려나지 말고

쳇 GPT도 AI도 내 삶에 활용하면서 나이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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