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켕기는 날

by 김하정

토요일 일요일 기숙사 입실인데, 꽉 채우고 일요일 오후에야 출발했습니다.

기숙사 출입은 휴대폰 앱으로 뒷면을 인식시키는 식이랍니다.

아이의 휴대폰이 오래된 사양이라 결국 지문 인식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었던 모양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많이 무안했다는 것을 아이의 표정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짐 나르는 내내 석연치 않았는데 이른 저녁을 먹는 중에 조심스레 얘기합니다.

구입할 때도 신형은 아니었는데다 6년이나 썼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습니다.

아르바이트해서 사야지 하는데 슬쩍 미안해집니다.

고장 나지 않으면 쓰는 것쯤으로 생각해서 아이들한테도 그렇게 적용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표내지 않고 따라왔던 아이의 마음을 이제야 들여야 봅니다.

주차장을 빠져나오는데 기숙사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어 보입니다. 조심해서 가라고 전화합니다.

그래, 휴대폰은 졸업 작품 끝나고 잠깐 내려와서 하자. 해놓고도 마음이 켕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부모란 자리 참 애매할 때가 많습니다. 마음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예상치 못한 데서 대면하게 되는 격입니다.

아침이 밝았고 가을바람에 집안 곳곳이 술렁댑니다. 꽉 찼던 방이 헐겁습니다.

두 달 가까이 자기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가선지 한 번씩 휘둘러보게 됩니다.

개강할 때마다 떠났다 오기를 반복하면서 우리를 단련시키는 것도 같습니다.

4개월이던 것이 머잖아 가끔 들르는 곳이 되겠지요.

한꺼번에 서운하지 말라고 서로서로 연습하는 중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번 주는 더 부지런 떨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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