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날의 또 다른 나에게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길에서

by 아스트라나

소중한 사람과 함께 걷던 거리. 그곳에서 눈에 담았던 모든 풍경은 지금도 내 안에서 잔영처럼 남아 있어요. 나는 다시 어떤 만남을 맞이하게 될까요. 힘없이 멈춰서 멍하니 뒤를 돌아봤던 날도 많았고, 나는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앞만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었던 것 같아요.

먼 훗날의 또 다른 나에게 묻고 싶어요.
지금의 너는 행복하게 지내고 있나요?
혹시 여전히 같은 상처 속에서 울고 있지는 않나요?
그럼에도 네 곁에는 변치 않고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들이 언제나 있어 주고 있나요?

시간은 많은 것을 지워내지만, 결국 우리가 간직하는 건 기억이에요. 기억은 사람을 아프게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증명해 주는 유일한 증거이기도 해요. 내가 살아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건 내가 아닌 누군가의 기억일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난 바란답니다. 떠나간 이들이 다시 올 수 없다 해도, 내가 그들을 기억하는 한 그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떠나는 게 아니라 내 안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먼 훗날의 또 다른 나에게 묻고 싶어요.
너는 그 사실을 믿고 있나요?
지금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나요?
혹은 여전히 지난날의 사랑을 간직하고 있나요?
그렇다 해도 괜찮아요.
언젠가는 자기 자신에게조차
너는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그 말을 해 줄 수 있기를 바라요.

내가 이 길 위에서 수많은 고통과 고독을 마주하고도 다시 여정을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진심이 나를 구원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구원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먼 훗날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오늘의 나를 잊지 말아 주세요.
나의 고통과 눈물, 그리고 그 속에서도 놓지 않았던 희망을 기억해 주세요.

이제 나는 펜을 내려두며, 내일을 살아갈 또 다른 나에게 작은 불씨를 건네려 해요. 상관없어요. 나는 짊어질 수 있으니까요.

지금의 삶이 행복하다면,
내가 걸어왔던 그 길을 다시 한번 떠올려주세요.
그리고 그 눈물 한 방울 마저도,
추억으로 간직해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