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안녕을 말한 오늘의 너에게
곧 바람이 차가워질 테니 따뜻하게 입고 잘 먹으면서 지냈으면 좋겠어.
몸이 힘들든 마음이 힘들든,
혼자 앓지 말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의지했으면 좋겠어.
멀리서나마 행복한 일들이 가득하기를 바랄게.
그동안 고마웠어.
이상하네.
이 날이 오면 눈물이 멈추지 않고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심연에 빠질 것만 같았는데.
끝없이 널 증오하고 분노할 줄 알았는데.
막상 마주하니 홀가분함이 훨씬 커.
한때 나의 생각처럼,
넌 나에게 있어 함께 걷고 싶은 동행자가 아니었을지도 몰라.
그저 내가 어둠 속에서 길을 찾던 어느 밤에,
옆을 비춘 작은 등불이었나 봐.
우리의 은하는 끝내 충돌했어.
긴 시간 동안 얽히고설켜 산산조각 나 부서진 우리 사이에는 날카로운 파편이 생겨났겠지.
그 파편은 너와 나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을 거야.
그 상처를 덮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 남지 못했던 거야.
실제로 은하가 충돌할 때 부딪히는 별은 많지 않다고 해.
성간 거리가 워낙 넓으니까,
대부분은 부딪히지 않고 서로 어우러져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뿐인 거지.
하지만 우리는 그 충돌의 시간이 너무 길었던 것 같아.
부딪히지 않아도 됐을 것들이 모두 부딪히고 말았고,
별들이 어우러져 그려진 아름다운 모습들은 그 상처에 가려지고 말았어.
이제 우리의 길은 다시 교차하지 않을 거야.
아무리 외롭다고 한들,
앞으로 계속해서 걸어 나간다면 서로를 잊는 일은 없겠지.
너와 나는 걸어가야 할 길이 달라.
우연히 다시 만난다는 가능성은 전혀 존재하지 않지.
너와의 관계를 난 수없이 지켜내려 했어.
매일을 새로운 다짐으로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 외치며,
매일을 다시 태어나는 느낌으로 살았어.
너에 대한 기억을 어떻게든 바꾸고 잊고 너에게 다가가고 싶었어.
그렇게 무수히 많은 윤회를 거친 이 삶에,
마침내 새로운 페이지가 펼쳐졌어.
하지만 그 페이지에서 우리는,
함께 할 수 없게 된 것 같아.
잘 가.
우리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