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그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었어
사람은 누구나, 어느 순간에 멈춰서 자신의 모든 걸 돌아보게 돼.
그리고, 그걸 시작으로 주변의 모든 것은 하나둘씩 그 모습을 바꾸게 되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
변한 건 오직, 제자리에 있던 모든 것을 바라보는 나의 시야일 뿐이야.
누군가는 돌아오려 하고,
누군가는 떠나려고 할 거야.
사람의 기억이라는 건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우주 같아.
희미해졌든, 선명했든,
결국엔 모두 품고 가야만 하는 하나의 파편이 되는 것만 같아.
그 파편들이 수없이 모여 하나의 인간을 구성하는 것이겠지.
소중히 품은 기억도,
악몽으로 간직한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지고 지워져 버려.
한때 소중했던 것들이,
한때 증오했던 것들이,
기억 속에서 점점 옅어져가고 있어.
오묘한 기분이야.
내가 기뻐했고 힘들어했던 그 시절의 감각이 아득해.
좋지도, 싫지도 않아.
그게 나에게 일어났던 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아.
과거라는 건 이렇게 미화되는 게 아닐까.
떠나간 사람은 기억 속에서 영원히 아름다운 법이야.
자세한 모습이 어떻든 말이지.
그것만큼은 확실히 위안이 돼.
내가 사랑한 그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