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위한 해적지표 AARRR에서 활성화(Activation) 단계는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구매 의도를 가진 사용자들이 구매 프로세스 도중 이탈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전환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퍼널 분석은 사용자들이 경험하는 단계를 도식화하고 각 단계의 전환율을 측정, 분석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퍼널 분석을 진행할 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핵심 가치를 경험하는 시점과 그곳으로 연결되는 각 단계를 잘 정의했는가?
각 단계별 전환율은 어떤 기준으로 측정하는가?
코호트에 따른 퍼널별 전환율을 보고 있는가?
퍼널 분석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우리 서비스가 줄 수 있는 핵심 가치를 구체화하고 사용자들이 핵심 가치를 경험하는 정확한 순간을 정의하는 것이다. 아하 모먼트 또는 머스트 해브 말 그대로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목적했던 바를 달성하거나 기대를 충족하는 순간이라는 의미다. 이때의 핵심 가치는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사용자 입장에서 정의해야 한다는 점에 주의하자. 데이팅 서비스를 통해 마음에 드는 이성과 연결에 성공했을 때, 이커머스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아 주문에 성공했을 때처럼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의 가치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회사가 생각하는 서비스의 핵심 가치와 사용자가 생각하는 핵심 가치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회사가 생각하는 가치와 사용자가 경험하는 가치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려면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마케팅 메시지와 사용자 리뷰 등에서 나오는 서비스에 대한 키워드가 일치하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요 퍼널에 대한 전환율 지표는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상품 페이지에서 결제까지의 전환율을 측정하고 개선하는 것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환율은 전체 중 전환된 비율을 구하는 식으로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다. 트래픽을 기준으로, 사용자를 기준으로 전환율을 측정하고 해석할 수 있다. 아래 사례를 통해 결제 전환율 측정과 해석을 살펴보자.
상품 페이지에 쿠폰에 대한 정보가 있지만 거기서 쿠폰을 바로 다운로드할 수는 없고 링크를 클릭해서 쿠폰 페이지로 이동한 다음, 쿠폰을 받고 다시 상세 페이지로 넘어와서 결제해야 하는 (불편한) 서비스가 있다고 가정한다.
사용자 1: 상품 페이지 -> 쿠폰 페이지 -> 상품 페이지 -> 결제 완료
사용자 2: 상품 페이지 -> 쿠폰 페이지 -> 상품 페이지 -> 결제 완료
사용자 3: 상품 페이지 -> 쿠폰 페이지 -> 상품 페이지 -> 결제 완료
사용자 4: 상품 페이지 -> 쿠폰 페이지 -> 상품 페이지 -> 결제 완료
사용자 5: 상품 페이지 -> 쿠폰 페이지 -> 이탈
트래픽을 기준으로 전환율 측정하기
상품 페이지는 총 9번 노출됐고 결제 완료 페이지는 4번 노출됐기 때문에 전환율은 4/9 = 44%다.
해석하기
트래픽 기준 결제 전환율은 44%다. 상품 페이지에서 결제로 바로 넘어가기 전에 거쳐야 하는 다른 페이지가 있어서 직접 전환되는 비율이 떨어진다. 쿠폰 페이지에 가기 위해 상품 페이지를 이탈하는 건 좋지 않은 방식이니, UI 개선을 통해 결제 동선상에서의 이탈을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다.
-> UX/UI 측면에서 개선점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다.
사용자를 기준으로, 전환율 측정하기
총 5명의 사용자가 상품 페이지에 진입했는데, 최종적으로 결제 완료까지 전환된 사용자는 4명이기 때문에 전환율은 4/5=80%다.
해석하기
사용자를 기준으로 한 결제 전환율은 80%다. 상품 페이지에서의 결제 동선이 이렇게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용자가 쿠폰 발급 후 다시 상품 페이지로 와서 결제를 완료한다. 상품의 매력도가 높고, 전체적인 전환율이 좋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사용자를 기준으로 보면 전환율이 좋지만 결제 프로세스가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다. 결제 프로세스를 개선하면 전체 전환율은 더 좋아질 수도 있을 것 같다.
-> UX/UI를 포함한 다양한 요소(상품의 매력도나 가격 등)의 영향력이 종합적으로 반영되었다.
책 <그로스 해킹>의 저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종합적인 성과 판단을 위한 지표라면 사용자 기준의 전환율을 살펴보는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반면 UI/UX 리디자인 등 특정 시나리오에서의 사용성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면 트래픽을 기준으로 한 전환율을 살펴보는 게 더 적합할 수도 있다고 한다.
공통적인 특성에 따라 여러 집단으로 분류한 사용자 그룹을 코호트라고 한다. 코호트별로 분석이 필요한 이유는 전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요 단계별 전환율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는 발견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제한적이고, 전환율을 개선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전환율 지표는 전체 사용자를 대상으로 확인할 때보다 여러 그룹으로 쪼개서 볼 때 훨씬 더 강력한 의미를 지닌다. "우리 서비스 사용자들의 평균 결제 전환율은 50%다"라는 데이터보다는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가입한 사용자의 결제 전환율은 40%고, 친구 초대를 통해 가입한 사용자의 결제 전환율은 60%다'라는 식으로 그룹별 전환율을 비교할 때 훨씬 더 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명확한 개선 아이템을 제안할 수 있다.
코호트별로 전환율을 쪼개서 살펴보면 각 퍼널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지표를 발견하기 쉬워진다. 가입 방법이라는 선행지표가 결제 전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은 예시가 있다. 퍼널 분석의 진정한 가치는 주요 퍼널에서의 단편적인 전환율을 계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전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유의미한 선행지표를 발견하는 데 있다.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가입한 사용자가 결제 전환율이 구글 광고를 통해 들어온 사용자의 결제 전환율보다 크게 낮다면 광고의 타기팅을 수정한다거나 광고를 통해 들어온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는 쿠폰 제공 등 후속 조치를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결제 전환율에 대한 퍼널을 살펴본다고 할 때 다음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코호트를 만들어서 전환율을 비교해 보면 서비스 개선 방향이나 핵심 유저 타기팅, 마케팅 채널 운영전략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입 시점에 따라 결제 전환율에 차이가 있는가?
utm_source, utm_medium, utm_campaign에 따라 결제 전환율에 차이가 있는가?
특정 이벤트 경험 유무에 따라 결제 전환율에 차이가 있는가?
시간이나 요일, 계절이나 날씨 등 외부 변수에 따라 결제 전환율에 차이가 있는가?
사용자의 성별이나 나이 등 인구통계학적 정보에 따라 결제 전환율에 차이가 있는가?
코호트와 전환율에 대해 깊이 있게 데이터를 살펴보다 보면 결국 '전환된 사용자와 전환되지 않은 사용자는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과 마주한다. 사실 이 질문이야말로 활성화 단계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질문이다. 전환에 영향을 주고 있는 코호트를 발견할 수 있다면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을 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퍼널의 최적화가 단순히 각 단계별 전환율을 높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퍼널 개선을 하다 보면 전환율을 높이는 것보다 퍼널에 속한 각 단계의 수를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전환율 50%인 5개의 단계로 이뤄진 퍼널보다 전환율 20%인 2개의 단계로 이뤄진 퍼널이 최종 전환율이 더 높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개별 단계의 전환율 하나하나를 살펴보기에 앞서 서비스 전체 관점에서 필요 없는 단계를 없애거나 통합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존재하는 퍼널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퍼널 자체를 재설계하는 것도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온라인 안경 판매 서비스의 사례를 살펴보자. 주문 -> 결제 -> 배송이라는 일반적인 퍼널을 따르지 않고, 주문 -> 배송 -> 결제라는 독창적인 퍼널을 제시해 구매 전환율을 극적으로 상승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활성화는 핵심 가치를 정의하고 단계별 퍼널을 정의해 코호트 기반으로 쪼개서 측정하고 분석하는 각 단계를 충실하게 진행하는 것 외에 쉽게 갈 수 있는 지름길은 없다는 점을 기억하자. 활성화는 서비스의 기본을 끊임없이 되새기게 만드는 단계라고 책 <그로스 해킹>의 저자는 설명한다.
*본 콘텐츠는 책 <그로스 해킹>을 발췌, 재구성, 수정 및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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